▲ 고성의 대표적 전통식품 제조업체 '개천된장(대표 김향숙)'

너른 앞마당 장독에는 갖가지 장이 익어가고요,
비닐하우스에선 주렁주렁 메주가 익어갑니다.
140년 된 부뚜막에선 손때가 누덕누덕 익어가고요,
귀농 6년차 창원댁의 꿈도 꾸덕꾸덕 익어갑니다.

▲ 한적한 마을 어귀 대문이 따로 없는 어느 집 마당, 무명의 장독패들이 꾸벅 인사를 건넨다.

▲ 손때가 누덕누덕 익어가는 오래된 부뚜막.

▲ 각 항아리마다 매실, 도라지, 더덕, 알로에, 대추 등이 널린 창원댁 작업실은 앞마당인지 밥상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푸진 먹거리로 가득했다.

▲ 창원댁 향숙 씨의 소박한 메주는 그 자체 그들의 삶이다.

6년 전 귀농해 된장 및 전통발효 식품을 만들고 있는 '창원댁' 김향숙 씨는 남편 탁동열 씨와 함께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전국 각지에 개천된장을 알리고 있다.

특히, 향숙 씨는 "개천된장에서 선보인 모든 상품은 '경남추천(QC)'상품으로 발효식품의 우수성이 인정된 제품이라 소비자들에게 신뢰감을 주기에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된장, 간장, 매실고추장 등 자연발효식품 등 순수 전통방식의 수작업으로 만든 '창원댁'의 발효 전리품(?)을 보고자 마을을 찾은 도시민들의 발길이 왕왕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도시에 있을 때보다 이곳에서 각계 각층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은 것 같다"며 수더분한 인상의 향숙 씨는 더이상 '귀농'이라는 수줍은 꼬리표가 어울리지 않는다.

▲ 창원댁 향숙 씨가 직접 천일염을 보여주고 있다.

"오래된 항아리라야 더 특별하고 좋은 맛이 난다"는 향숙 씨는 장독 하나 하나를 가리키며 제 자식 얘기처럼 조곤조곤 된장 이야기에 흠뻑 빠져든다. 각 항아리마다 매실, 도라지, 더덕, 알로에, 대추 등이 널린 창원댁 작업실은 앞마당인지 밥상인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푸진 먹거리로 가득했다.

"저기 보이는 곳이 140년 된 가옥이예요. 처음 와서는 여기서 지내다시피 했고요. 여기 구기자 나무 역시 140년 정도로 추정하고 있어요. 구기자 나무 뿌리가 우물과 연결돼 좋은 식수원을 만들어 주는 것 같아요"

140년 된 가옥의 부뚜막 역시 옛것의 모습 그대로였다. 부뚜막 한 켠에선 남편 동열 씨가 불쏘시개를 넣고 있다. 너른 마당을 어지럽히는 희붐한 연기는 금새 도회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새벽 3시에 일어나 콩 씻고 불 때우고 메주를 쑤기 위해 가마솥에 콩을 삶는 동열 씨의 일상은 이제 더이상 어려운 일이 아니다.

"처음엔 소꿉장난처럼 '아빠는 콩을 심고 엄마는 된장이나 담글래' 했던 것이 생업이 되고 말았다"는 동열 씨는 "장사가 잘 되어도 매년 비슷한 정도의 이익만 남긴다"고 말했다.

소박한 이들 부부의 웃음에서 꾸덕꾸덕 익는 구수한 메주 냄새조차 향기롭다. <경남데일리>

▲ 개천된장은 잘 익은 콩의 구수함이 제대로 느껴지는 집된장 맛.

*온라인에서 이들 부부를 보고 싶다면, 동열 씨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http://blog.naver.com/mugag1 로 가보자.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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