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곳곳이 ‘경제’가 화두다. 이러한 시점에 경제발전을 상생노사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이가 있어 귀가 솔깃해 진다.

'87년 8월 노동자항쟁 주도한 강성노조위원장에서 경영학박사로 변신한 한 남자의 전력 때문이다.

민주노조 설립과 노조위원장을 하면서 국가경제발전의 핵심이 노사관계이며 노사공생을 위한 해법이 무엇인지 노조, 회사, 정부, 학계, 지역사회의 역할에 대한 갈증을 느껴오던 황외성 전 경남도보 편집위원의 ‘이유 있는 변신’ 또한 궁금증을 더 한다.

▲ 황외성 전 도보 편집위원.

경남대학교에서 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한 황 위원 역시 학위취득의 의미를 다른 곳에서 찾고 있다. 20년 전 한 기업의 노조지도자로서 조합원들과 한 약속을 지켜냈다는데 있다.

노동관의 고뇌와 조합원과의 약속

황 위원의 약속은 20년 전인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래전 노동자항쟁당시 마산수출자유지역내의 (주)한국씨티즌 근무하면서 8월 총파업을 주도하고 민주노조를 설립한 초대노조위원장 시절이다.

민주노총의 전신으로 꼽히는 마창노련 발기멤버로 참여, 노사대책국장 등 핵심간부를 지내면서 당시 힘겨운 노동운동과정에서 노사관의 정체성에 대한 숫한 고뇌와 갈등을 겪었다.

그리고 국가경제발전의 향방이 노사관계에 있음을 느끼면서 바람직한 노사관에 대한 객관적인 교육과 사회시스템의 부족을 늘 아쉬웠다. 무모한 도전일지 모르지만 자신이 그 길을 자임했다.

현장운동경험과 학문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시각으로 어느 위치에서든 해야 할 역할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산업평화와 국가경제를 위해 현장운동만큼이나 의미 있는 일이라며 조합원들에게 도전을 약속한 것이 그 시작이다.

가시밭길을 헤치며 자신과의 싸움

이공계를 전공한 그가 경영학을 공부하기란 쉬운 길만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높은 장벽은 결혼과 동시에 회사감원으로 인한 퇴사이후 경제적 어려움 이었다. 10여년만인 ’98년 작은 지역 언론에 몸담으면서 경남대학교에서 2002년 후반기에 지역노사관계 관련논문으로 경영학석사학위를 받았다.

만학의 어려움과 경제사정 등으로 석사학위에 자위하면서 수년을 보낸 지난 2005년 박사과정에 진학했다. 직장 일을 하면서 젊은이들과 어께를 겨루며 학문에 전념한 끝에 지난 2008년 경영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20년간의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이유 있는 학위취득이라는 영광을 안은 것이다.

▲ 황 전 위원은 20년만에 노동자에서 경영학 박사를 취득한 모습.

작은 지식이나마 지역발전에 보탬 노력

그의 논문은 ‘행정기관의 서비스지향성이 내부고객의 직무만족, 조직몰입과 서비스성과에 관한연구’라는 논제다. 행정기관을 경영서비스 측면에서 접근, 내부고객인 공무원의 직무만족과 조직몰입에 관한 연구로 사실상의 노사관계의 연장선이다.

학문적으로는 서비스지향성을 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조직원관점의 본 선구적 연구로서, 실무적으로는 행정기관의 서비스제고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을 연구 성과로 꼽는다.

황외성씨는 "전직 공직자로서 본분을 다하면서 더 무르익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노동운동현장의 산 경험과 학문에서의 배움을 토대로 산업평화와 국가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황씨는 “오늘이 있기까지 힘이 되어주신 모든 분들과, 특히 20여 년간 정신적 버팀목으로 마음속에 자리해 주었던 3천여 조합원과 이 영광을 함께하고 싶다”고 감사를 표했다. <배근영 기자>

배근영  inforcro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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