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관을 살해한 범인이 6일 새벽 충남 부여에서 창원중부서로 이송됐다.

지난 3일 오후 창원시 진해구 회현동 미용실에서 발생한 창원중부경찰서 조재연(36) 경장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진해경찰서 수사본부는 5일 오후 8시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된 김모(34.충남 공주시)씨를 충남 부여군의 한 PC방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진해경찰서 박이갑 서장은 이날 오후 9시30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시민의 결정적 제보와 과학수사기법, 전국 경찰의 공조수사로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민제보가 결정적 작용

자칫 장기화 될뻔한 살인범 용의자 검거수사가 40시간이 지날무렵인 5일 오후 1시께 한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으로 특정이 돼 수사에 활기를 찾았다.

경찰은 수배전단지 몽타쥬를 보고 범인의 인상착의 등이 확실하다는 제보를 접수해 창원시 진해구 석동에 있는 김씨의 원룸을 수색해 범행당시 입었던 상의를 찾아내 옷에 묻어 있던 혈흔을 국과수에 감식 의뢰한 결과 숨진 조재연 경장의 것으로 확인됐다.

또 용의자의 사진을 입수해 조 경장의 부인에게 확인한 결과 범인이 틀림없다는 진술을 확보해 범인 검거에 나섰다.

◆용의자는 어떻게 도주, 체포됐나

범인 김씨는 범행 후 자신의 원룸에 들러 옷을 갈아입고 진해구 풍호동 인근에 숨어있다 5일 자신의 휴대전화로 콜택시를 불러 동대구역으로 갔다. 이어 다시 기차를 타고 서울 방향으로 향하다 대전에서 내려 충남 부여로 이동했다.

김씨가 중간에서 하차한 것은 비닐하우스 농가가 많은 부여에서 일을 하면서 도피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폰 위치 추적을 통해 도주로를 알아낸 반면 IP를 알아내 끈질긴 추적끝에 충남 부여의 모 PC방에서 접속했다는 수사본부의 공조수사 요청을 받은 부여경찰서 형사팀이 긴급 출동해 PC방을 검문검색 하다 베이지색 모자를 쓰고 있던 용의자에 대해 신원을 확인 후 범죄사실에 대해 추궁하자 순순히 시인, 김씨를 강도살인혐의로 체포했다.

◆용의자 김씨는 왜 범행을?

검거된 김씨는 "돈이 필요해서 대상을 물색하던 중 미용실에 불이 켜져 있는 것을 보고 들어갔다"며 "갑자기 남자가 들어오자 도망가려고 했는데 못가게 해서 범행을 저질렀다. 경찰관인 줄 몰랐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주소지가 충남 공주이지만 진해구에 거주하면서 일정한 직업 없이 포장마차 영업, 일용직 등을 전전하며 궁핍한 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 김씨 범행 일체 자백

경찰은 6일 김씨를 상대로 범행동기와 내용, 도주경로, 범행도구 처리 등을 추궁해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

김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이날 범행을 결심하고 집에 있던 과도를 자신의 소매 안쪽에 숨긴 뒤 범행장소를 물색하다 불이켜진 미용실을 발견 마지막 손님을 보내고 여자 혼자있는 틈을 이용, 손님으로 위장해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머리를 감기위해 세면장으로 이동, 뒤따라 온 미용실 여주인에게 흉기를 들이대자 소리를 질러 목을 조르고 있던 중 남편인 조 경장이 나타나자 도망가기 위해 위협을 했지만 입구를 막고 자신을 쓰러뜨린 뒤 흉기를 빼앗으려 해 찌르고 도망갔다고 자백했다.

김씨는 범행직후 범행현장 인근에서 다음날 오전까지 숨어있다가 집으로 가면서 300여m 떨어진 곳에 흉기를 버렸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를 강도살인 혐의를 적용해 6일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며, 여죄에 대해서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황민성  hwang@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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