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에게 나라는 사람은? 나는 남들의 시선에서의 '나'와 내 안의 '나'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 평해진다.

나는 내 자신에 대해서 끝없는 회의감과 물음으로 썩 진지하고 신중한 편인데..
20살에 나이에 여자인 나는 어느때보다 많은 술자리에서 술을 사양하는 편이었다.

그러던 한 날

"지혜(가명)너는 술 취하면 왠지 우리랑 토론하자 하거나, 연설하자고 할 것 같애"

이런 말을 들으며 손사레 치며 그정도는 아니라고 했다.
그런 나의 말에 친구들은 웃으면서 저희들끼리 나를 상대로 부어라 마셔라를 하기로 한 것이었다. 그 당시에는 물론 그 상황들을 몰랐다. 그 후 나는 소주 한 병째 마시곤 기억이 없다.

다음 날에 나는 누구에게도 연락할 자신이 생기지 않았고, 그와 더불어 누구도 나에게 연락이 오지 않았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일주일째가 된 후 나는 그 술자리에 있었던 일행에게 너무 궁금한 나머지 연락을 해보았다.

내가 그 날 어떤 일들을 하였는지 물어보자 마자 대답을 하는 나의 지인은 "너랑 다신 술 안 마신다"였다.

일주일 전에 나는 그야말로 소위 말하는 '개'가 되었다고 한다.
술이 좀 취한 나를 위해 술을 마시면 안될 것 같아 옆 지인들이 말려도 괜찮다며 기필코 비워진 술잔들을 채우며 부어라 마셔라 하였고, 이런 나를 보면서 '에이 지혜는 자신을 잘 컨드롤 할 거야' 라고 착각 했던 사람들은 내버려 두었다고 한다. 심지어 나는 그들을 택시까지 태워다 주었다.

내가 걱정되었던 옆에 있던 두명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들과 나는 클럽에 가기로 했다. 자주가지 않는 클럽이라 몹시 들떠있던 나를 보고 친구들은 걱정이 되었는지 너는 집에 가라고 부추겼지만 그러기만 해보라며 쏘아보는 나에게 어떠한 말대꾸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결국 그 두 친구들은 나를 집에 보내기 위해서 자기들끼리 문자로 계획을 세워서 나를 집에보내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듣자마자 버럭 소리를 질렀으며 "가라 꺼져라 니들끼리 꺼져"라고 하며 옆 의자에 앉아있던 친구가 화장실을 가려고 비켜달라고 하자 "날 밟고 가라"라며 소리를 질렀고 옆테이블에 가서 남자들의 얼굴이 못생겼다고 지적을 하였다고 한다.

클럽을 같이 가주지 않는 친구들에게 화가 났는지 집에 가려는 나를 붙잡으며 데려다 주겠다는 친구에게 입에 담지 못하는 욕들을 하며 잡은 그 친구의 손을 물어 뜯고, 발로 차고, 주먹질을 했다고 한다.

물론 그 친구에게 아직 사과의 말을 못했다.

내가 이렇다니 부끄럽고 넘쳐나는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하겠다. 아직 기억이 나지 않는 나를 위해서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면 너무 어이없겠지만 내가 사과를 한 순간 이 모든 만행들을 인정하는 꼴이 되는 것 같아 무섭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그 술자리를 나가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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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수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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