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가족 3명 탄 차량 수로에 추락 / 경남경찰청

[경남데일리=황민성 기자] 휴일 나들이에 나섰던 일가족 3명이 탄 차량이 농수로에 빠지면서 물속에 갇힌 일가족을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50대 남성이 뛰어들어 구조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고있다.

22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29분께 김해시 화목동 봉곡천 농수로에 50대 부부와 20대 아들이 탄 SUV 차량이 농수로에 전복됐다.

이들이 탄 차량은 좁은 도로에서 양보 운전을 하기 위해 가장자리로 갔다가 높이 3ｍ 아래로 뒹굴어 농수로에 빠졌다.

이때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김기문(57)씨가 '펑'하는 소리와 함께 차량이 농수로에 뒤집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농수로에는 성인 남성 가슴 높이까지 물이 차 있어 수압으로 차량 문이 열리지 않는 상황이었다.

키가 160㎝인 김씨는 문을 열고 차 안으로 손을 더듬어 앞쪽에 있던 50대 남성과 여성의 머리카락를 잡고 1명씩 차량 밖으로 탈출시켰다.

이어 구조된 여성과 함께 김 씨와 함께 뒷좌석 양 문을 모두 열어 안간힘을 쓴 뒤에야 아들을 구조할 수 있었다.

김 씨는 "3명의 가족이 구조된 시간은 2분 가량 소요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들 가족은 심한 부상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

경찰은 "일가족 3명 모두 의식은 있었으나 1분 넘게 물이 차오르는 차 안에 있었기 때문에 익사 위험이 컸다"며 "김씨가 곧바로 구조를 시도해 인명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직장에서 크게 다친 4급 장애인으로 전해졌다.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힘을 써야 하는 상황에서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구조활동을 펼친 데 대해 김씨는 "나도 모르게 외투를 벗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구조 과정에서 발목과 어깨 등에 타박상을 입고 몸살감기까지 얻었지만, 마음만은 가뿐하다고 했다.

김씨는 "수년전 회사에서 산재사고를 당해 집 인근 하천에서 가끔 낚시를 한다"며 "누구나 사고를 목격했다면 구조에 나섰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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