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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주 주민 안전 보장하지 않은 국책 사업 그 자체가 범죄행위다"함양군 수동면 내백마을 주민,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 5차 집회
함양군 수동면 내백마을 주민들이 24일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시행사인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수동터널로 인한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5차 집회를 벌였다.

함양군 수동면 내백마을 주민들이 24일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시행사인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수동터널로 인한 피해 대책을 요구하는 5차 집회를 벌였다.

지난 달 수동면 내백마을 주민들이 모두 모여서 수동터널공사피해해결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위원장 강승기)의 출정식과 1차 집회를 했다. 

이것은 여러 차례 마을 회의를 거쳐 주민들 스스로 결정한 사항이다.

이러한 결정이 있기까지 마을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변화의 시작은 함양-울산간 고속도로 제1공구 공사가 시작된 2018년 2월부터였다. 

이 공사는 한국도로공사가 발주를 했고, 쌍용 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공사가 시작되고 몇 개월이 지난 뒤, 수동면 내백마을 앞길로 공사 차량이 다니면서 마을은 쑥대밭이 되었다.

조용하고 시골의 소박한 삶은 도로공사로 인해 온갖 피해로 짓밟혔다.

공사로 인해 규정 속도를 위반한 덤프트럭들이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를 질주하고, 농사를 짓는 작물과 마을 전체에 흙먼지가 뒤덮어도 주민들은 이 공사가 국가를 위한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하지만 공사가 진행되면서 피해의 규모는 점점 커졌고, 곧이어 예정된 재난이 들이닥쳤다.

2020년 8월 8일, 폭우가 쏟아지자 공사 차량을 통과시키기 위해 복개한 도랑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황토물이 가옥을 집어삼킬 듯이 마을을 휩쓸고 지나갔다. 

이에 공사 관계자들이 새벽에 마을 주민들을 깨워서 마을 회관으로 긴급 대피를 시키는 사건이 일어났다. 천만 다행으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한국도로공사와 쌍용 건설은 주민들에게 공식적인 사과도 하지 않았고 재발 방지대책을 세워주지도 않았다.

1년이 지나 2021년 여름이 되고 비가 쏟아지자, 똑같은 사태가 벌어졌다. 

이번에도 공식적인 사과와 대책 마련은 없었다. 그러는 사이, 버들치와 다슬기가 살던 마을의 개울은 비가 조금만 와도 흙탕물로 변했고, 토사가 밀려 내려가 남강(남계천)에 쌓이면서 하천의 물길이 변하고 있다. 

환경 파괴뿐만 아니라 남강의 생태계까지 교란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2021년 7월에 시작된 터널 공사 발파는 내백마을 주민들의 삶을 철저히 파괴하고 있다. 

발파에 의한 지진으로 인해 하루에 두 번씩 마을 전체가 요동치고, 진동과 소음은 가축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주민들은 집 벽에 생겨나는 실금들을 마주하며 엄청난 공포로 두려움에 떨고 있다.

1차 집회 당시 마을의 이러한 고통을 해결해달라고 촉구했다.

집회에 참석한 서춘수 함양군수는 현장 소장을 만났고, 최대한 빨리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함양군수의 노력은 주민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했고 주민들은 실망할 수밖에 없었다.

내백 마을 주민들은 10월 27일 공사 현장에서 다시 2차 집회를 열었다. 

2차 집회에서는 규정대로 공사한다는 답변만을 반복하는 쌍용 건설을 규탄하고, 조속하고 원만한 해결을 부탁했고, 돌아오는 대답은 침묵뿐이었다.

11월 5일에 있었던 3차 집회는 공사 현장에서 곧 가동하게 될 암석파쇄기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를 바라는 집회를 가졌다. 

먼지와 분진을 마구 뿌려댈 암석파쇄기를 마을의 머리맡이 아니라 다른 장소로 이전해달라는 집회였고, 이 또한 아직 대답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3차 집회에는 국내 최고의 터널 공사 전문가인 하홍순 선생이 참여했다. 

현장을 점검하고 문제점을 파악한 하홍순 선생은 집회가 끝난 뒤 주민들과 토론회를 열었다. 그리고 피해 상태의 확인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검토했다.

11월 17일 4차 집회는 거창군 남상면의 한국도로공사 함양합천건설사업단(이하 사업단)에서 있었다. 

가을걷이가 한창인데도, 60명에 가까운 모든 주민이 거창까지 모인 것이다. 시행사인 쌍용 건설이 배 째라는 식으로 반응이 없으니,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으로 갔다.

주민들은 사업단 앞에서도 공사 중단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공사 현장의 문제점을 해결해달라고 부탁했다. 

이에 사업단장은 면담을 하자고 한 뒤, 면담 장에는 나타나지도 않았다. 국책 사업을 발주한 도로공사와 그 사업을 시행하는 쌍용 건설에서 공사 현장 거주민들의 이야기는 들으려하지 않는 태도에 모두는 더욱 분개할 수밖에 없었다.

4차 집회는 함양군청까지 이어졌으며, 집회를 끝낸 주민들은 함양군청으로 이동해 서춘수 함양군수와의 면담을 가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관리·감독을 철저히 하고 피해가 발생하면 시정조치를 내리겠다는 군수의 원론적인 답변만 들어야만 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시행사인 쌍용 건설은 설계대로 함양군청에 신고하고 공사를 하며, 모든 사항은 환경기준치 이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은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하게 관리·감독하겠다는 말을 앵무새처럼 반복할 뿐이다.

현재 주민들은 피해가 발생하면 함양군청과 한국도로공사 사업단에 알리고, 그러면 관리자들이 나와서 대충 검사하는 시늉만 하고, 쌍용 건설은 규정대로 시공한다고 주장하면서 버티는 순환 구조 속에 갇혀 있다.

더욱 안타까운 마음으로 서로의 주장에 대한 조율을 위해 주민들은 김천시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본사에서 5차 집회를 가졌고, 그 이유를 서로 책임을 전가하는 순환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주민 피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은 없을까?”

“왜 주민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공사를 진행하지 않는가?”

“우리의 피해는 누구에게 보상받을 수 있는가?”

한편 경남 그것도 함양군의 한 시골마을 주민들은 이번 공사에서 가장 책임이 큰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때까지 질문을 멈추지 않을 것이며 만약 한국도로공사 본사가 올바른 대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청와대 앞에서 질문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확고한 의지를 밝혔다

차상열 기자  hcs@k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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