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탤런트 A양 치마속 몰카', '탑 탤런트 A양 속보이네'. 호기심에 동영상 다운을 클릭한 김모씨(24). 그 순간 김씨의 컴퓨터에는 알 수 없는 프로그램들이 설치됐다.

몇 차례의 ActiveX 설치가 끝나고 김씨가 동영상을 켰지만 알 수 없는 프로그램이 실행될 뿐 아무것도 없었다. 허탕(?)을 친 것을 알고 후회하고 컴퓨터를 끄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며칠 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물품을 구매한 김씨는 뭔가 꺼림칙한 생각이 들어 바이러스 검사를 실행했다.

그 결과 컴퓨터에 자신도 모르게 악성프로그램이 설치된 사실을 확인했다. 백신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치료를 하려 했지만 해당 백신프로그램에는 바이러스가 검색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유료 백신프로그램을 결제한 후 다운받아 설치해 치료했다.

하지만 해당 바이러스는 있지도 않은 가짜 바이러스였다. 가짜 백신프로그램을 판매하기 위해 바이러스가 있는 것처럼 보이도록 한 것이다. 김씨처럼 가짜 바이러스에 속아 가짜 백신프로그램을 구매한 피해자는 6만명에 달했다. 피해금액은 4억9000만원에 달했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대장 신겸중)는 11일 악성프로그램을 유포해 부당이득을 챙긴 최모씨(24)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프로그램 개발자 공모씨(38) 등 2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악성프로그램 유포사이트를 유포한 후 가짜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을 판매해 수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인터넷 접속경로를 조작해 쇼핑몰 광고 수수료를 챙긴 혐의다.

이들은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톱 탤런트 A양 치마속 몰카' 등의 제목이 달린 동영상 또는 사진 등을 게시한 후 이를 보기 위해 클릭하면 자동으로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되도록 했다.

만약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으면 더 이상 다른 작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악의적인 방법을 동원해 짧은 시간에 대량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이 유포되는 수법을 사용했다.

이들은 특히 리워드광고(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구입에 따른 광고수수료를 광고주체에게 지급하는 방법)와 후킹프로그램(자신의 광고를 통해 구매가 이뤄진 것처럼 이동 경로를 조작하는 프로그램)의 방법을 이용해 인터넷 쇼핑몰로부터 광고수수료를 지급받기도 했다.

하지만 해당 쇼핑몰에서는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재지 못하고 수수료를 지급해 왔으며 네티즌 역시 자신들의 컴퓨터에 악성 프로그램이 설치된 사실조차 모른 채 쇼핑몰 이용시 지급받을 수 있는 광고 수수료(물품 구입금액의 0.6%)를 받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은 이 과정에서 특별한 이유없이 법인명과 사업주, 주소 등을 달리해 여러 개의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세금회피 목적일 가능성이 높아 해당 세무서의 요청이 있을 경우 관련 자료를 넘겨 과세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일반 컴퓨터 사용자들은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설치할 경우 체크박스를 통해 필요없는 프로그램의 설치를 막는 것이 이 같은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며 "그리고 컴퓨터 사용 전후 반드시 V3 등의 무료백신을 통해 바이러스 검사 후 사용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민성  hwang@cwin.kr

<저작권자 © 경남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