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지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어딘가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세상에 가보고 싶은 것들이 많은데 책상 머리에 앉아 아이디어 짜내며 지내는 일상이 어느 날 갑자기 지겹고 버겁던 이민지씨.

그녀는 “일은 언젠가 더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아니면 여행은 못 할 것 같아 무작정 가방을 챙겼다”며 아무것도 모르는 곳, 스스로하지 않으면 안 되는 곳으로 무작정 떠났다.

작년 3월부터 지난 1월까지, 10개월간 인도를 시작으로 서남아시아에서 동남아시아까지 10개국을 다녀온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지금이 바로 터닝 포인트!

“대학 졸업 후, 전공을 살려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적성에 맞고 보람은 느꼈지만 과다한 업무 때문에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쳤어요. 친구, 직장동료들도 비슷한 환경 속에서 다 참고 일했지만 ‘사회생활이 원래 다 그런거다’ 라는 현실에 안주하고 싶지 않았어요.”

대학을 졸업 후 전시디자인회사에서 박물관, 홍보관 등 전시관 기획업무와 디자인 등을 담당하며 전시디자인회사에 다니던 이민지 씨.

문득 지금이 아니면 여행은 못 할 것 같은 생각에 배낭을 꾸려 인도로 떠났다.

그렇게 선택한 루트의 첫 번째 나라가 인도. 그녀는 인도로 가서 나머지 루트를 생각하기로 하고 무작정 배낭하나와 젊은 패기를 가지고 여행을 떠난 것이다.

막상 인도에 가니 주변에 갈 나라들이 너무 많았다고 하는 이민지씨. 인도를 시작으로 네팔, 몰디브, 스리랑카, 태국, 라오스 등 총 10개국에 발자취를 남겼다.

인도, 친절하고 순박한 사람이 많은 곳

각 나라들마다 매력이 천차만별이라던 그녀는 이번 여행지 중에 당연 인도가 최고의 여행지라고 한다.
워낙 땅이 넓고 사람이 많다보니 지역마다 문화, 음식, 언어, 종교 등이 다 다르다는 인도.

“인도에는 사막도 있고 바다도 있 만년설이 쌓인 설산도 있어요. 사기꾼, 도둑들로 악명이 높지만 사실은 그 사람들보다 친절하고 순박한 사람들이 훨씬 많은 나라거든요.”

이 씨는 인도라는 한 나라를 여행하는데 여러 나라를 여행하는 느낌들 받았다고 한다.

또 세계각국의 여행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에 다양한 친구들도 사쉴 수 있었고, 알면 알수록 더 머물고 싶은 나라였다고 한다.

무작정 떠난 배낭여행, 자신감·사람·사랑을 얻어

이번 여행을 통해 이제 못할 게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그녀는 그녀는 자신감, 사람과 사랑을 얻은 것 같다고 답했다.

"무엇이든지 해봐야 알겠지만, 두려움 없이 도전 할 수 이는 용기가 온 몸을 덮고 있는 것 같아요. 또 이번 여행에서는 혼자였는데,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했어요. 국적에 개의치 않고 모두 친구가 되어서 서로 도움을 주고 얻었어요“

특히, 위험하고 몸이 힘든 지역을 여행할 때 함께했던 사람들이 오랜 친구들처럼 너무 끈끈해서 헤어질 땐 너무 슬프고 속상했다던 그녀는 사랑도 얻었다고 말했다.

“여행하면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소중한 줄 모르고 살았던 것들이 더 소중해졌고 사랑받는 줄 몰랐는데 사랑에 둘러 쌓여 있더라고요. 원래 다정다감하지 못하고 무뚝뚝해서 알고도 표현 못하는데 여행 중에 고맙고 미안한 것들이 너무 많아서 표현할 수 밖에 없게되더라고요.”

“제 주변사람들은 물론 현지인들에게도, 늘 그리웠던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사랑이 더욱 깊어졌어요. 멀리 있을 때 늘 응원해주고 격려해준 분들의 사랑이 아니었다면 오랜 시간 버티지 못했을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보답하려고요.”

여행이란 삶이다

여행이라는 것이 왠지 특별하고, 거기다 장기여행이라면 조금 사치스러워 보이기도 하지만 그녀에게는 특별한 휴가가 아닌 가장 보통의 날들이었던 삶이 녹아있던 날이었다고 한다.

이 씨는 “긴 시간을 타국에서 보내고 힘든 상황을 이겨내다보니 나이만 먹은 어른이 아닌, 진짜 어른으로 성장한 것 같다”고 말한다.

“어쩌면 일을 하면서 경력을 쌓고 돈을 더 모았다면 그것 나름대로의 성취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여행을 계기로 제가 알아야하는 것, 배워야하는 것들을 알았어요. 떠날 때 마음 그대로 이번 여행이 제게 터닝포인트가 되었어요.”

내 최종 꿈은 평생 여행하는 것

다음 여행 계획이 있나는 질문에 그녀는 “학교다닐때 배웠던 가우디의 건출물도 보고 싶다”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그리고 아프리카에 가서 그곳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보고 싶다고 한다.

더 이상 갈 곳이 없어 갔던 곳을 또 가야하더라고 평생 여행하고 싶다는 이민지씨.

“당연히 직업도 가질 거고 몇 년 후엔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그렇게 지금은 없는 책임을 가지기도 하겠지만 그땐 가족들과 함께 또 가야죠. 많은 나라를 가는 것만이 최고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또 가고 싶고 함께 가고 싶은 곳엔 여러 번이라도 또 갈 거예요.”

그리고 그녀가 가본 아름다움 장소들 소중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비롯해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다던 그녀는 “여행하며 빽빽하게 남긴 일기장과 수 많은 사진들을 책으로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박경원 기자>

 

박경원  kyungwonll@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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