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초등학교 시절에 아버지 월급날에 아버진 단팥방 한아름을 사오시고 아주 환한 얼굴로 20원의 용돈을 손에 꼬옥 쥐어 주었습니다. 아버지 월급 날은 행복한 날이였습니다.항상 아버지 월급날을 기다리곤 했지요.

아버지가 주신 그 20원을 아껴서 나누어썼는지 하루에 다 썼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20원은 아버지의 기쁨이였고 우리의 즐거움이였습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포근하고 다정한 모습이 사무치게 그립습니다.
아버지의 적은 월급으로 8식구가 살아가기엔 충분한 돈은 아니었지만 엄마는 참으로 알뜰살뜰 살림을 산거 같습니다. 우리가 아무 탈없이 이렇게 컸는걸 보면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의 용돈은 상상도 하기 어려운 시절이였고 엄마의 억척스러움이 우리의 용돈을 삼켜버린거죠.

중학교 다닐때 학교앞 포장마차의 갖가지 먹을거리가 어린 마음을 유혹하곤했지요.
특히 포장마차에서 나는 핫도그 냄새는 얼마나 고소하고 달콤한지 정말 참기 힘들었든것 같습니다. 집에 갈때는 배에는 꼬르륵 소리도 나고 코는 냄새의유혹을 이길려고 갖은 노력을 하면서 그 옆을 지나치곤 했습니다. 그래도 그 냄새가 좋아서 일부러 포장마차 옆을 지나갔습니다. 학교를 졸업할때가지 한번도 사 먹어보지도 못했습니다.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 버스를 타고 등.하교를 해야 했는데 등교할때는 버스를 타고 오고 집에 갈땐 두어시간 걸어서 구경거리를 친구삼아 집에 가고 버스비 120원을 아껴서 학교은행에 저금을 했답니다.

그 당시 학생의 절약과 저축하는 습관을 가르키기 위해 학교에 학생이 돈을 받고 내주는 학교 은행이 있었습니다. 입금 얼마하고 빨간 도장을 찍인 통장이 갖고 싶어서 나는 버스비를 매일 저금했습니다. 큰돈은 아니지만 빨간도장을 찍고 돌아설 때의 행복했던 순간의 기분은 지금도 생생합니다.

그 돈을 찿아서 참고서를 사기도 했습니다. 어린 마음에 내돈으로 책을 샀다는게 참으로 대견하고 자랑스러웠고 핫도그 한입 문것의 열배가 넘는 행복이였습니다.

이제 80이 다된 어머닌 빛바랜 추억을 되새기며 그때 용돈을 주지 못한 미안함을 토로하시며 눈가에 이슬이 맺입니다.

"유복하게 자라진 못해도 따뜻하게 잘 자랐으니 속상해 하지 마세요. 어머니"

사실 나도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들이 원하는 용돈은 주지 못한거 같습니다.
내 아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 하루에 300원씩해서 일주일에 2,100원을 줬는데 학년이 올라 갈수록 용돈 올려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든 아이들은 벌써 다커서 어른이 되어버렸네요.얼마 안있으면

내가 아이들한테 용돈을 받을 날이 오겠죠.
세월은 그렇게 흐르는군요.
 

이화숙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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