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대기업이라면서 이렇게 무대책이 있을 수 있나, 해도 너무하고 소비자만 봉인가”

지난 십수년간 KT 집전화를 사용했다는 백애순(64)씨. 백씨는 최근 소동을 벌이고 있는 KT 정액요금제 환불사태 겪고 울화통을 터트렸다.

사연은 올 4월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해약 6개월이상 요금 환불은 ‘모르쇠’ 일관

혼자 살고 있는 백씨가 몇 년동안 평소보다 많은 집전화 요금에 KT에 확인요청을 했고, 자신도 모르게 더블프리요금제에 가입됐다는 것.

집전화는 남편인 배모(69)씨의 명의였고, 배씨가 수년동안 외국에서 근무중이라 더욱 의아했다. 결국, 백씨는 상담원과 옥신각신 끝에 KT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통신사로 집전화를 옮겼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KT가 백씨처럼 동의없이 정액제에 가입한 고객에 대해 최근 환불을 시작하면서, 배씨는 또 한번 억울함을 호소했다.

백씨는 “KT에 정액요금제 환불에 관해 문의했더니, 해약 6개월이 지나 자료가 모두 사라졌다는 말만 들었다”면서 “수 년동안 동의없이 요금을 낸 것도 억울한데, 아무런 대책마저 없다니 어이없다”가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KT측도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KT 창원지사 관계자는 “배씨의 경우처럼, 해약 6개월이 지나면 개인정보보호법에 의해 모든 자료가 말소된다”고 말했다.

“요금 영수증 만큼만 환불해준다?”

하지만, KT측의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KT 창원지사는 “해약전 요금영수증이 있으면, 정액제 여부를 확인한 후 환불여부를 결정하게 된다”면서도 “다만, 한달치이든지, 일년치이든지 해당 영수증 부분만 환불해 줄 수 있다”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가입시기와 상관없이 해약전 가입자가 보관하고 있는 해당 영수증 만큼한 환불해 준다고 시인했다.

이에 대해 백씨는 “가뜩이나 터무니없는 요금 때문에 해약했는데, 지난 수년간 전화요금 영수증을 모아 둔 사람이 몇 명이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문제는 또 있다.

전화 명의자가 국내에 없을 경우와 명의자가 사망했을 경우, 불편은 고스란히 가입자가 져야 한다는 것.

KT 창원지사는 “명의자 사망시 승계받은 서류나 신분증 등이 필요하고, 국외 거주시 대리인이 인감도장과 위임서 등을 받은 뒤 가까운 KT 지사에서 정액요금제 확인 및 환불요청을 해야 한다”면서 “동의없이 정액요금제에 가입됐을 경우 시간에 구애없이 확인후 언제든지 환불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T이 이같은 반응에 시민들과 일부 누리꾼마저 반응이 차갑다.

포털사이트 다음게시판에 아이디 ‘끝까지’는 "우리 집도 정액요금제에 가입돼 100번에 전화했더니, 금방 전화 한다고 한게 벌써 3번째"라면서 KT의 무성의한 대응에 분노했다.

아이디 ‘방울예삐’는 “KT에 전화해 (대기업이)구멍가게냐고 따졌다”면서 “정보요청 공개를 해서라도 끝까지 받아내야 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배근영 기자>
 

배근영  inforcross@hanmail.net

<저작권자 © 경남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