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인 종고 씨만이 유일하게 색소폰을 연주하세요. 혼자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으신다고 주위의 시샘이 가득해요.

"우리도 한 번 해보자!"2년전 박종고(72) 어르신이 어느 식전 행사 무대에서 밴드 공연을 보고 난 후 들었던 마음이예요.
"제 또래의 친구들이 무대 위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거예요. 정말 부럽기도 하고, 그래서 다짐을 한 거죠. 우리도 꼭 해보자구"

그래서 시작한 밴드생활. 어르신들이 모여 이른바 '다락방밴드'를 결성하고 말았지요. 위대한 탄생은 바로 여기에 있었답니다.

현재 다락방밴드는 금강노인복지관에서 일부 지원을 맡고 관내 행사 시 동료들의 흥을 돋우는 없어서는 안될 스타밴드이기도 해요.

어르신에게 최상의 취미 활동
"처음에는 아주 까다로운 악기로 보이지요. 하지만 자꾸 연습하다보면 하나씩 소리가 들리기 시작해요. 화음과 어울려 풍성한 소리의 매력에 퐁당 빠져버린답니다"

락밴드의 홍일점. 전복임(69) 어르신이 아코디언을 쓰다듬으며 조곤조곤 말씀하시네요. 특히 '퐁당'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땐 꼭 발랄한 사춘기 소녀 같았다고 전해드리고 싶어요(^^).

어르신이 하기에는 이만한 악기가 없어요. 우선 양손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 치매에 좋고요, 건반 자리를 모두 익혀 내 손으로 연주한다는 기쁨이 정말 좋다고 말씀하세요.

▲ 어르신이 하기에는 이만한 악기가 없어요. 우선 양손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니 치매에 좋고요, 건반 자리를 모두 익혀 내 손으로 연주한다는 기쁨이 정말 좋다고 말씀하세요.

옛 가요, 트롯트메들리 등 무엇이든 연주해요
이들의 악기는 색소폰과 아코디언 둘로 나뉘고 있어요. 리더인 종고 씨만이 유일하게 색소폰을 연주하세요. 혼자 있는 폼 없는 폼 다 잡으신다고 주위의 시샘이 가득해요.

분기마다 한 번씩 복지관에서 어르신을 위한 생일잔치를 열어주고 있어요. 매번 식전행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시는 분들이 있는데요.

흘러간 옛 가요가 연주되면 어르신들의 고개가 절로 주억거리고요, 손가락 마디마디에서 옛 추억의 리듬이 살아난답니다.

이어 신나는 트롯트메들리가 울려퍼지면 그때서야 가만 있던 어르신들도 쿵짝쿵짝 박자를 맞춘답니다.

▲ 리더를 맡고 있는 박종고 어르신, 그리고 김철우, 남상식, 이병길 전복임 어르신이 활동하고 있어요.

지역사회에 밴드활동으로 '흥' 나누는 회원들
"노인 여가문화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어느 때 보다도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요. 밴드 공연을 통해 소외감을 느끼는 과거의 수동적인 노인상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사회활동을 즐기는 새로운 실버문화의 장을 펼치고 싶어요"

고등학교 때 '북 좀 가지고 놀았다'는 이병길 어르신의 소회예요.

이들은 관내 생일잔치 공연과 더불어 지역 내 작은 행사장에도 빠짐없이 등장하는데요, 자신들이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행사'를 띄겠다, 고 당당히 얘기하고 있어요.
"우리가 들려주는 다양한 레퍼토리를 어디서나 흥에 겨워 환대해 주니 그게 우리를 기쁘게 해서 자꾸만 더 뛰고 싶은 거예요"

한편, 다락방밴드는 지난 2008년 창단 이래 어르신과 함께하는 작은 음악회, 자원봉사공연, 각종 축하행사 지원 등 지역사회 내 다양한 밴드 봉사활동으로 창원의 실버문화를 선도하는 길잡이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요.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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