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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누가 여기로 데려온거야?뉴스게릴라 응모글

살아가다보면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할때 가장 즐겁고 유쾌한 시간이 아닌가싶다.

그날도 나는 친구들과 모여 술 한잔을 하고 있었다.

누가 이번에 무슨시험에서 합격했다더라, 누가 이번에 새로 여자친구를 사귄다더라 이런저런 이야기로 술자리는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평소 술이 약해 많이 마시지 않는 나였지만 그날따라 분위기에 취해 이야기에 취해 술을 마시다보니 어느새 주량의 한계를 벗어나고 있었다.

그리고 술만 취하면 아무에게나 말을 놓는 내 술버릇도 슬슬 나오고 있었다.

술에 꽤나 많이 취한 나를 친구가 밖으로 데리고 나와 벤치에 앉혀놨다.

나는 친구한테 괜찮으니 들어가서 술이나 더 마시라고 하며 친구를 보냈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 오락가락 정신없는 상태로 괴로워 하고 있을때 옆에서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야 괜찮아?”

다른학교 학생이었는데 그날 같은 술집에 동아리 모임이 있어 술을 마시던 학생이었다.

아마 그 학생은 내가 말 놓는걸보고 복학생이나 동기쯤일 것으로 알았던 모양이었다.

“괜찮아 임마, 아직 안 취했어.”

내 기억은 거기서 멈춰버렸는데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 처음보는 장소에 화들짝 놀랐다.

알고보니 나한테 말 걸었던 그 학생네 학교 동아리 방이었던 것이다.

가만히 그 전날 있었던 일에 대해 생각해 봤지만 떠오르는건 벤치에 앉아있던 나에게 누군가 말을 걸던 기억과 자고 있는 나에게 누가 물을 주길래 마신 기억밖에 없었다.

그런데 더욱 나를 당황케 했던 것은 누가 추울까봐 나에게 잠바를 씌워 주고 갔던 것이다.

그 잠바 주인을 찾느라 생판 처음보는 사람들에게 일일이 다 물어보고 찾아주고 집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술만 마시면 말을 놓던 버릇도 고치고 친구들과의 술자리도 정도를 지켜가며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바뀌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황당하기도 하고 어이가 없던 일이었지만 그 당시의 나는 그저 창피해 죽을 것만 같던 부끄러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명민상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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