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의 통일비용이 ‘동서독보다 월등히 많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같은 주장은 한국과 독일 등 주요 대학 국제학술회의에서 제기됐다.

15일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서 영남대 구춘권 교수는 “독일의 엄청난 통일비용 조달은 ‘연대세’를 통한 세금증가, 그리고 공공부채 증대를 통해 이뤘졌다”면서 “독일은 사회적 연대의 실현을 위한 복지국가를 구축한 경험 때문에 30년에 걸쳐 적지 않은 통일세를 조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 국제학술회의에서 한국과 독일 석학들이 '남북한 통일시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교수는 또, “경제적 격차가 큰 상황에서 통일은 불가피하게 많은 비용이 들어간다”면서 “동서독에 비해 훨씬 큰 경제격차를 보이는 남북한은 급격한 통일방식을 배제하더라도 (독일보다)많은 통일비용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소장 이수훈)와 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 재단, 북한대학원대학교가 공동으로 개최한 국제학술회의에는 ‘독일 통일의 정치:한반도에 주는 교훈’을 주제로 열렸다.

회의에서는 또,“남한에 사회적 연대를 실현하는 제도들을 구축하는 것이 통일에 대비하는 지름길이며, 남한에서부터 사회적 양극화 격차를 완화시키는 다양한 정책과 방안들이 모색될 때 비로소 완전한 통일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제학술회의는 독일 통일 20주년을 맞아 열리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뛰어난 학문적, 실천적 경험을 갖고 있는 한국과 독일 전문가들이 글로벌ㆍ지역, 국내 정치경제, 시민사회 등의 영역에서 독일과 한반도 통일 관련 문제점들을 비교ㆍ검토함으로써 독일 통일이 한반도에 주는 교훈과 시사점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의는 총 3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진행됐으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세션별로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특히, 국내외 석학 10여 명이 그동안 연구결과와 경험을 정리한 논문을 가지고 주제발표를 해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경남대 박재규 총장과 한스-울리히 자이트 주한독일대사, 발터 클리츠 한국사무소 대표, 만프레드 리히터 재무담당 이사(독일 프리드리히 나우만재단) 등 국내외 100여명의 석학들이 참석했다. <배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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