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인 정순식(마산 양덕동, 32)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주차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정씨가 마산종합운동장내 공용주차장을 월 주차키로 했지만, 되레 불쾌하기만 했다는 것.

“현금만 납부” 불쾌 ⇆ “신용카드 모색, 현금영수증은 안돼”

▲ 마산운동장 공용주차장 등 이용요금이 현금으로만 가능해 운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981면의 주차공간을 확보한데다 월 주차요금이 3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했던 터였지만, “신용카드로는 요금 납부를 할 수 없고, 오로지 현금만 가능하다”는 답변만 들었기 때문이다.

정 씨는 “가격을 떠나서 세금도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한데, 구청에서 운영하는 공용주차장에서 현금으로만 받는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현금지불시 현금영수증도 발급해 주지 않는다”고 흥분했다.

이에 대해, 마산운동장 체육시설사무소 관계자는 “공용주차장 요금은 지방세 세외수입으로 포함돼 있어 현재까지는 현금으로만 받고 있다”고 시인했다.

이 관계자는 또, “요금건수가 적어 신용카드 기계도입이 늦어지고 있지만, 최근 합포구청과 회원구청 등이 협의해 신용카드 접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세금인 만큼 현금영수증 발급은 어려울 것 같다”는 입장이다.

기존 창원도 신용카드 접수는 단 ‘한 곳’

기존 창원시의 공용주차장 요금징수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옛 창원시내 유료 공용주차장은 직영 13곳, 위탁 18곳 등 모두 31곳. 하지만, 이들 가운데 신용카드로 요금을 납부할 수 있는 곳은 팔용동 화물주차장 단 한 곳 뿐이다.

더구나, 현금영수증도 운전자가 직접 요금 징수부스에 요구해야 관리처인 시설관리공단에서 발급해 준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민들은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일부 시민들은 “정부에서 자금 흐름을 알기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권장하고 현금영수증 제도까지 만들었는데, 시에서 앞장서 현금장사 하느냐”고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창원시설관리공단 교통사업팀 관계자는 “통합시가 되면서 기존 마산과 창원, 진해지역 주차관리처가 통합되고 나면 (신용카드 납부 및 현금영수증 발급과 관련해)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분간 공용주차장 신용카드 납부와 현금영수증 발급문제는 그리 간단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단 관계자는 “현금영수증 발급 등을 위해서는 요금 징수부스마다 통신장비 등을 설치해야 하지만 비용이 부담”이라면서 “시에서 예산을 받아서 운영하다 보니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투명한 경제를 위해 장려하고 도입한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제도가 공용주차장 요금에 관한한 지하 경제를 방불케 하고 있다. <배근영 기자>

배근영  inforcro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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