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스팅은 내 운명, 커피 볶는 남자 윤석현 대표와 쇼콜라티에 김희승 부부.

만능커피박사, 에코마스터 윤석현 씨
“커피는 본래 이슬람에서 차 문화로 전파가 되었습니다. 이 무렵 커피는 이슬람 세력의 강력한 보호를 받아왔으며, 커피 재배는 아라비아 지역에만 한정되어 있었죠. 하지만 십자군 전쟁이 발발하면서 이슬람 지역을 침입해 온 유럽인들이 커피를 맛보게 되었습니다.

이후 유럽에서는 일부 귀족들과 상인들을 중심으로 커피가 유행처럼 번져나가기 시작한 거죠”

‘잠시만 들어보실래요?’ 하던 그의 커피 이야기는 기어코 ‘십자군 원정’까지 오르게 됐다. 하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마치 흥미로운 세계사 수업에 졸음이 싹 달아난 학생이 바라본 스승의 눈빛은 기운차고 열정이 가득했다.

그는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규슈 모리커피아카데미 커피마스터 과정을 수료한 바 있으며, 현재 소상공인지원센터 바리스타 교육강좌 부문 외래강사와 마산YWCA 여성인력개발센터 테이크아웃 창업반 강의를 맡고 있다.

커피에 관한 이야기라면 언제 어디서나 선량한 눈빛으로 종일 대화가 가능할 것 같은 사람. 커피와 관련된 일이라면 어느 누구보다 앞장서 널리 이롭게 전파해줄 것 같은 사람. 마산 로스터리 커피하우스 ‘에코’를 운영하고 있는 윤석현(43) 씨를 만나봤다.

 

▲ 롯데마트 마산점 인근 창포경민 상가에 위치한 카페 ‘에코'.

▲ 갤러리 공간의 복도를 지나게 되면 중앙홀 컨셉의 또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한쪽 벽면에는 로스팅기가 나란히 비치되어 있다.

15년간 지낸 회사 문닫아 로스터리 커피 창업
평소 커피를 좋아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커피전문점을 하겠다고 생각해 본적은 없었다. 회사가 중국 이전을 추진하면서 한순간에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기까지는. 이미 불혹을 넘은 나이, 평범한 직장생활은 더이상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다. 결국 윤 대표는 ‘창업’이라는 결론에 이르렀지만, 막상 무얼 할지 갑갑한 노릇이었다.

그는 곰곰히 생각해 봤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그의 부인 희승 씨도 함께 도왔다. 이내 부부의 공통적인 관심사가 떠올랐고,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커피’라는 합창에 웅장한 ‘에코음’이 울리게 된 것.

▲ 복도 공간은 갤러리 전시장으로 이용하고 있다.

단지 커피를 좋아한다고 커피전문점을 곧바로 창업할 수 없는 일. 그들 부부는 소상공인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바리스타 교육과정’부터 수강하기로 했다.

“커피 제조, 상권분석, 프랜차이즈 비교분석 등 다양한 이론 및 체험교육 등을 무료로 지원 받을 수 있었다”며 특히 “프로그램 중 커피 애호가들 사이에서 유명한 군산 산타로사 커피아카데미 방문은 지금의 ‘에코’ 컨셉을 실현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후 그는 일본으로까지 눈을 돌려 커피 마스터 과정을 이수하는 등 로스팅 맛에 대한 자긍심과 바리스타에 관한 깊이를 더했다. 이는 한 방울씩 8시간을 내려 한 잔의 더치커피가 완성되는 것처럼 그들의 꾸준한 노력과 열정 앞에서는 더이상 어떠한 장애도 두렵지 않을 것이다.

 

▲ 그의 아내 희승 씨가 쇼콜라티에를 맡고 있다.

아낌없는 사랑, 친환경 ‘그린빈’ 정신
롯데마트 마산점 인근 창포경민 상가에 위치한 카페 ‘에코’는 그래서 더 각별하다. 커피나무 콩 ‘그린빈’을 커피잔에 새긴 카페 로고는 초록의 푸른 자연주의 이미지로 ‘신선한 생두를 이용해 매장에서 갓 볶은 신선한 원두를 고객들에게 제공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아울러 윤 대표는 “에코에서 쓰이는 생두는 독일 인터아메리칸사로부터 아라비카 원종 중 최상급 스페셜티 재료를 공급 받고 있다”며 특히 “독일 명품 ‘프로밧’ 로스팅기와 이태리 명품 에스프레소 머신 ‘라심발리 3G’를 도입했으며, 스테인레스하우징 필터를 고집하는 ‘에버퓨어’ 정수기 사용으로 깨끗한 이미지의 에코정신을 위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카페 내부 역시도 윤 대표의 철학이 엿보인다. 문을 열자마자 돋보이는 오픈형 주방은 청결함으로 비롯되는 자신감이 엿보인다. 에코 홀은 중간에 배치된 복도를 기점으로 각각 나뉘어져 있으며, 복도를 들어서기 전 일자형 테이블 컨셉은 평범한 편이다. 복도 끝 자리잡은 수제초콜릿 작업 공간이 눈에 쏙 들어온다. 바로 그의 아내 희승 씨가 쇼콜라티에를 맡고 있는 것.

갤러리 공간의 복도를 지나게 되면 중앙홀 컨셉의 또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한쪽 벽면에는 로스팅기가 나란히 비치되어 있다.

한편 카페 '에코'는 소상공인 창업도우미 지정업체로 지금은 1호점이지만 향후 차츰 늘려갈 계획이다. 특히 원두를 직접 사러오는 고객이 늘었고, 최근에는 커피교실과 쇼콜라티에 과정을 별도 마련하고 있다. 안내문의.055)247-8003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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