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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여 내게 오라~[뉴스게릴라 응모작] 가작

오늘은 토요일. 일주일에 한번 있는 로또 추첨일이다.

45개의 숫자에서 조합되는 814만분의 1의 확률. 누군가는 짊어진 빚을 갚기 위해 또 누군가는 대학 등록금을 내기 위해, 그리고 인생의 일발역전을 위해 모두들 마음속으로 '제발!'을 외치며 추첨을 기다린다.

벌써 로또는 400회가 넘어섰다. 한 회에 5명만 1등에 당첨되도 2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원받은 것이다. 최소한 그들은 넘쳐나는 돈을 어떻게 쓸까? 하는 고민을 하게된 것이다. 부럽냐고? 부럽다. 엄청나게....

상상해본다. 내가 산 로또의 번호와 티비에서 추첨하는 로또의 번호가 하나씩 하나씩 맞아들어간다.

02 03 22 30 34 41

당첨! 내가 1등이 된 것이다. 다리에 힘이 풀리고 나는 그 자리에 주저 앉는다. 로또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땀으로 로또종이는 흠뻑 젖는다. 부모님께 전화를 할 것이다.

"어머니 저 로또 일등됐어요"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하시겠지

"너 꿈꿨냐? 더워서 정신이 오락가락 한거냐? 밥잘챙겨 먹거라"

아무렴 어떤가? 일등이 되었는데....친구들에게도 전화를 하려고 휴대폰을 집어들지만 애써 참는다. 로또에 당첨됐다가 친구와 사이가 멀어지고, 심지어 가족관계도 나빠졌다는 뉴스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한번 씩 거하게 술이나 사 줘야지.

한숨을 돌린 후 이내 나는 후회할 것이다. 내가 왜 토요일에 로또를 확인했을까? 당첨금은 월요일날 탈 수 있는데....일요일 하루종일 비맞은 중마냥 정신을 놓고 있겠지. 하지만 행복할 것이다. 물질적인 행복이 인생의 전부일 수는 없겠지만 그것이 충족되야 정신적인 행복 또한 쉽게 찾아 올테니까...

우선 집을 사야지, 부모님에게도 좋은 집을 사드리고, 남으면 기부도 좀 하고...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금새 일요일이 지나가고, 나는 로또를 내 심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숨기고는 돈을 찾으러 가겠지....갈 때도 올때도 서울까지 택시를 탈 것이다. 물론 요금은 따따불로....하하하

이제 추첨 10분전이다. 또 몇 명의 당첨자가 나오고 세상은 환호보다는 탄식으로 가득 찰 것이다. 수만명의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기원하는 그 순간, 나는 목욕재계한 채로 경건한 자세로 추첨을 기다린다.

도대체 로또가 뭐기에 이리도 봄날 연연을 기다리는 총각처럼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가? 신기루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비밀스런 로또같은 인생.

로또여 내게로 오라.

조승현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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