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경남데일리

오래된 빌라가 가득한 한 골목에 자그마한 카페가 생겼다. 가게 외관엔 카페 이름 대신, 빛나는 향유고래 한 마리가 어둠 속을 헤엄치고 있는 곳. 도계동 앰버그리스 커피다.

카페라곤 전혀 없을 것 같은 오래되고 낡은 빌라가 가득한 도계동의 어느 한적한 골목에서 '앰버그리스 커피'를 본 순간 참 반가웠다. 도계동 주민으로서 프랜차이즈 카페 외엔 갈만한 카페가 없다는 게 항상 아쉬웠는데, 카페 간판을 본 순간부터 "이곳에 자주 오겠구나"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이 오래된 동네에 저 혼자 색다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들어선 카페가 다들 신기했는지, 생긴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꽤 오고 간다.  

카페에 들어서니 적당히 아담한 크기에 다소 어두운 조명이 아늑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게 한편에는 이탈리안 바리스타 스쿨과 CAEA(전국학생바리스타대회),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전문가 등의 증서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커피 맛이 좋다는 입소문을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카페모카(좌)와 아포가토(우). 사진=경남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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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버그리스의 메뉴는 간판처럼 간결하다.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카페모카, 아인슈페너, 아포가토, 핸드드립 이렇게 총 7가지 커피가 있고 별도의 디저트는 없다. 가격은 대략 4,000원~6,000원 선이고 핸드드립은 5,000원~8,000원으로 그때그때 다르다.

아포가토와 카페라떼, 카페모카를 주문하자 네이비, 화이트 컬러의 깔끔한 찻잔에 예쁘게 담겨 나온다. 그중 아포가토는 아이스크림 위에 커피를 붓는게 아니라 아이스크림 아래에 커피가 담겨 있어, 스푼으로 살살 떠 먹으면 입 가득 달고 시원한 아이스크림과 깊고 진한 커피가 어우러진다. 

앰버그리스는 우리말로 '용연향'이란 뜻으로 수컷 향유고래의 배설물을 뜻한다. 오랜시간 바다 위를 떠다니며 햇빛과 소금기에 노출되면서 좋은 향이 나 고급향수의 재료로 쓰여 비싸게 팔리므로 '바다의 황금덩어리'나 '바다신의 선물'이라고 불린다고.

그 값지고 향기로운 이름이 어울리는 곳. 앰버그리스 커피에서 바다신의 선물 같기도 한 커피 한 잔을 음미해 보는 건 어떨까.

앰버그리스 커피
위치: 창원시 의창구 도계동 347-3 대창빌라
전화: 010-2039-1062
시간: am 12:00~pm 9:00 (수요일 휴무)

김혜인 기자  hyein8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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