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술거리와 아구거리 등 풍부한 먹거리
3.15의거 발원지로써의 역사적 의의까지 

사진=경남데일리

오동추야 달이 밝아 오동동이냐/ 동동주 술타령이 오동동이냐/ 아니요 아니요 궂은비 오는밤 낙수물 소리/ 오동동 오동동 그침이 없어/ 독수공방 타는 간장 오동동이요/ 통통떠는 술타령이 오동동이냐/ 사공의 뱃노래가 오동동이냐/ 아니요 아니요 멋쟁이 기생들 장구소리가 오동동 오동동/ 밤을 새우는 한량님들 밤놀음이 오동동이요/

오래된 술집에서 젓가락을 두들기며 구성지게 뽑아내야만 할 것 같은 이 노래는 '오동동 타령'으로 1950년대 마산 오동동이 그 배경이다. 1956년 가수 황정자 씨가 부른 이 노래는 전통적인 피리소리와 서양의 스윙리듬이 만난 곡에 민요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져 당시에 혁신적인 신민요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

당시에 오동동은 요정과 술집이 즐비해 장구소리와 기생, 한량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전쟁 직후 황폐해진 삶 속에서 술과 가락에 기대어 고달픈 현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던 당시의 풍경이 노래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진=경남데일리

그때의 흔적은 오늘날까지 이어져 지금의 오동동 통술거리가 됐다. 오동동 오동북 19길 뒷길에 통술 전문 식당이 즐비한 이 거리는 오랜 기간 바다에 나갔다가 돌아온 어부들이 갖은 해산물로 가득 차려진 술상이 나오는 요정에서 그간의 고단함을 풀던 것이 지금의 통술거리로 이어졌다.

지금도 통술거리로 나아가면 각종 해산물을 비롯한 음식들이 한 상 가득 차려지며, 안주를 비워낼 때마다 푸짐한 안주들이 거의 끝이 없을 정도로 나온다. 얼음이 든 통에 담겨진 시원한 술을 그 자리에서 즉시 꺼내 마시는 것도 묘미 중 하나다.

오동동하면 통술거리 말고도 아구거리가 전국적으로 유명하다. 지금은 흔히들 먹는 아구찜이 마산 오동동이 원조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오래전 오동동에서 장어국을 팔던 한 할머니가 어부들이 가져온 아구를 된장과 고추장, 마늘, 파 등을 넣어서 쪘고, 그 맛이 괜찮아 술 안주로 자주 건네던 것이 지금의 아구찜이 됐다고 한다.

사진=경남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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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도 먹거리지만 오동동은 3.15의거 발원지로써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의가 있는 곳이다. 오동동 통술거리 근처에 '3.15상징조형물'이란 이정표를 따라 좁은 골목길을 꺾어 들어가면, 3.15의거에 대한 당시의 상황을 쉽게 알 수 있는 글과 그림이 벽을 따라 꾸며져 있다. 이날의 시위로 김주열 열사가 최루탄을 얼굴에 맞고 숨진 채 4월 11일 마산 앞바다에서 떠오르고, 이것을 시작으로 3.15 부정선거에 대한 마산 시민들의 항쟁이 더욱 거세지며 이승만의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월혁명의 도화선이 됐다.

마산 시민들의 고달팠던 삶과 흥, 풍부한 먹거리와 역사적 의미를 누려볼 수 있는 오동동으로 골목여행을 떠나보자.

김혜인 기자  hyein8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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