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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일배’ 불심 가득 담은 금니사경부림시장창작공예촌 금니사경연구소 청산 남종석 작가

붓에 먹물대신 금가루, 부처님 말씀 한자한자 써 내려가
"사경은 고급 예술이자 수행"

부림시장창작공예촌에서 금니사경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청산 남종석 작가. (사진=경남데일리)

오래된 사찰이나 불교 전시회를 가보면 금색으로 쓰인 한문 서예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단순한 한문이 아니라 한자 한자가 모두 부처님의 말씀이다. 금으로 쓴 이 서예 작품은 어찌 보면 화려하고 어찌 보면 경건하기까지 하다. 이름도 생소한 ‘금니사경’ 작품으로 자칫 멀게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불교 미술에 조금만 관심을 가진 사람이라면 사진만 봐도 “아~ 저거” 하는 그 ‘황금색 서예’ 작품이 그것이다. 금니사경은 아교에 갠 금가루를 붓끝에 묻혀 불결을 비단이나 감지에 세밀히 새긴 예술을 말한다.

예술 활동과 수행을 함께 실천하고 있는 작가가 있다. 30년째 사경 쓰기에 매진하고 있다는 청산 남종석(77) 작가 무념무상의 상태로 작품 활동에 임해야 한다고 했다. 누가 옆에서 이야기를 하더라도 이야기가 안 들릴 정도로 집중하고, 무심한 상태에서 글을 써 내려가야 금니사경이 된다는 것이다.

사경은 고구려에 불교가 전래된 후부터 1700년 역사를 지닌 문화예술로 통일신라시대 <백지묵서대방광불화엄경>(국보196호)을 비롯해 고려 시대 금‧은자 대장경 등은 당시 찬란한 예술품이다. 선조들의 혼과 지혜가 담긴 우수한 우리 전통의 문화예술이 이조 시대에 들어와서 숭유억불정책으로 사경이 많이 쇠퇴했으나, 해방 이후에 재조명 받기 시작했다. 현재는 세계적으로 고려 불화라던지 금니사경이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그가 유독 금니사경을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1988년 강원도 오대산 월정사에서 일주일 기도를 끝내고 내려오는데, 한 비구니 스님이 금강경을 많이 사경하라는 가르침에 당시에는 화선지에 글자를 열심히 써 내려갔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불교미술대전에 출품된 윤장용 선생님의 금니사경 작품을 보고 감동을 받아 금니사경의 세계에 빠져들게 됐다고 한다.

“심장이 멎는 기분이었습니다. 스승님의 금니사경 작품을 보고 나니 지금까지 나의 서예작품은 습작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윤장용 선생의 글자를 보고 있노라니 한자 한자 살아 있는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이후 윤 선생님께 사사 받고 이후 30년째 금니사경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불교 신자이기도 한 그는 “금강경에 천불 천탑에 부처님한테 헌공하는 것보다 사경 하는 것이 더 수성하다는 말이 있다”면서 독경, 참선, 사경 중 사경하는 공덕은 다른 어떤 수행보다 더 낫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돈이 많아 천개의 탑을 만들어 부처님께 헌공 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사라 질 수 있지만 사경은 부처님 말씀을 한 자 한 자 내 마음속에 새기는 것이기 때문에 없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금니사경할 때는 ‘무상무념’ 참선하는 기분으로, 모든 망상을 버리고 ‘일자일배’ 하는 심정으로 써내려 가야 합니다”

실제로 절 한번, 글 한자 쓸 수는 없지만 작품을 할 때는 경건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임해야 된다고 했다.

그는 금니사경을 널리 알리고자 지난 2014년 부림시장창작공예촌에 입점해 작품 활동을 비롯해 매주 토요일 30여 명 정도 후학 양성에 매진하고 있다. 금니 재료비가 한 달에 만 원으로 별도의 수강료는 없다. 기본적으로 서예를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더욱 좋겠지만 초보자도 수강가능 하다. 50~80대 성인 수강생이 대부분으로 한번도 붓을 잡아보지 않은 한 제자는 2년 동안 수련해서 경상남도미술대전에서 입선하기도 했다.

“서울·부산·대구 등 금니사경 전시회가 있다고 하면,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달려가서 봅니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금니사경을 향한 그의 사랑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그의 스승인 윤장용 선생의 작품 특징은 ‘입체감’이다. 일반 화선지에 써 내려가는 평면적인 글이 아니고, 올록볼록한 입체감을 자랑한다. 스승의 특징을 전수 받아 청산 선생의 작품 역시 입체감을 자랑하고 있다. 남종색 선생은 주로 260자 반야심경, 5149자 금강경을 필사하고 있다.
60만자 되는 화엄경은 너무 방대해서 아직까지 손도 못 댔다고 했다. 감상용으로 부채에 반야심경을 많이 쓰고 꾸준하게 경상남도미술대전, 협회전에 출품을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연화산 정법사에서 한 달 동안 제4회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내년에는 서울에서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니사경 수업을 수강하고 싶은 사람은 매주 토요일 부림시장창작공예촌을 방문하면 된다. 수업 관련 자세한 사항은 청산 금니사경연구소(010-4907-6213)로 하면 된다.

최경연 기자  woou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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