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회원구 양덕동과 봉암동에 걸쳐 도심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팔용산. 해발 328m의 완만한 능선과 암벽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시민들이 가볍게 운동 삼아 오르기 좋은 ‘우리 동네 뒷산’이다.

팔용산을 오르는 코스는 여러 곳으로 나뉜다. 창원 의창구 주민들이라면 대로에 위치한 동서식품 뒤편 에서 오르는 코스가 가깝다. 삼성병원 뒤쪽으로 들머리를 잡을 수도 있고, 봉암 저수지를 한 바퀴 돌고 올라도 좋다. 그중 양덕동 팔용산 돌탑공원을 지나 오르는 코스를 추천한다. 등산로 입구로 가면 세 개의 커다란 돌탑이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주차장을 출발에 쉬엄쉬엄 400m 가량 나무 계단을 오르다 보면 정말 뜬금없이 믿기 어려운 돌탑 군락지가 나타난다. 만든 이 역시 기이한 돌탑에 놀라지 말라고 맛보기로 성황당 돌탑, 애기 돌탑을 만들어 뒀다. 그만큼 놀랍고 믿기 힘든 풍경 이랄까...

팔용산 돌탑공원에는 2미터가 넘는 거대 돌탑 1,000여 기의 돌탑 군락지가 형성돼 있다. 코끼리, 봉황, 잉꼬 등 각양각색의 신비하고도 기묘한 형상을 가진 돌탑들이다. 천둥 번개가 몰아치고 폭설과 폭우에도 끄떡없이 팔용산을 지켜온 지킴이들이다. 하늘을 향해 높게 뻗어나간 거대 돌탑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신기해 ‘혹시 본드라도 붙였나…’하는 의구심이 저절로 들 정도다. 최근 새로 생긴 정자에 오르면 2m가 넘는 돌탑들이 줄지어 선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도대체 누가, 왜 이 돌탑을 쌓은 것일까?”
팔용산에 돌탑이 생긴 것은 1993년의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 돌탑을 창원시에서 조성한 것이 아니고 한 시민이 ‘한 땀 한 땀’ 쌓아 올린 것이라고 한다. 1993년 산사태가 난 후 계곡을 정비하면서 직접 돌을 이고 나르며 돌탑을 쌓기 시작했다는 이삼용씨가 그 주인공이다. 본래 공무원이었던 이 씨는 지난 1993년 이산가족의 아픔을 옆에서 지켜본 후 통일을 바라는 마음에서 돌탑을 쌓기 시작했단다. 탑 1기를 쌓는 데 1만 개가 넘는 돌이 필요하고 최소 3~4개월은 걸린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돌탑에 많은 정성과 시간을 쏟았는지 상상이 된다.

통일의 염원이 담긴 돌탑을 품은 팔용산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사시사철 즐거운 산행을 즐길 수 있고 정상에서는 마산만과 시가지의 모습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멋진 경관을 갖추고 있어 연령을 불문하고 데이트 코스로 손색이 없는 관광지이다.

최경연 기자  woou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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