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폐소생술 교육 참여자들이 '흉부압박' 실습하고 있는 모습.

최근 심장의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한번 방문해 봐야겠다고 생각만 했던 A 씨. 여느 때와 다름없었던 월요일 아침, A 씨는 회사에 출근해서 업무를 보던 중 두통과 가슴 통증을 느끼며 혼절했다. 사무실이 아수라장이 된 것은 한순간이었다. A 씨는 순식간에 의식을 잃고 숨도 쉬지 않는 듯했다. 직장동료들은 119 신고와 더불어 평소 사내 안전교육시간에 배워왔던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119 구급대원이 도착하기까지 15분 정도, 어설프지만 절박하게 실시한 심폐소생술 덕분에 A씨는 의식을 되찾은 상태에서 병원에 호송됐고, 관련 시술 후 현재 일상생활에 이상 없이 복귀했다.

‘골든타임’, ;기적의 4분’ 한 번쯤은 들어 봤을법한 말이다. 전문적인 의료인이나 장비가 없는 가정ㆍ공공장소에서 심정지 환자가 발생했을 경우 얼마나 신속하게 심폐소생술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환자의 생사가 좌우된다. 일반적으로 심정지가 발생한 4분 정도까지는 적절한 심폐소생술이 시행된다면 원상태로 회복될 수 있다. 때문에 심정지 발생 초기 4분을 ‘골든타임’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심정지 상황은 60% 이상 가정이나 공공장소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전문가 들은 “나만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을 것이 아니라, 가족, 직장동료등과 함께 배운 것을 공유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정지 환자가 발생하면 최초 목격자에 의한 대처능력이 환자의 생명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한 심폐소생술 방법을 배워두면 예측되지 않은 응급상황에도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팔꿈치를 펴서 팔이 바닥에 수직을 이룬 상태로 체중을 이용하여 가슴압박을 해야 한다.

최근 헬스장과 직장에서 심정지 환자 두 명을 연달아 목격한 필자가 직접 심폐소생술 유료교육을 받아 봤다. 대한적십자사 경남지사에서는 매달 1회 심폐소생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1일 특강으로 진행되는 이 교육은 4시간 과정으로 이론과 실습을 병행한다. 과정 수료 후 2년짜리 수료증을 발급해 주며 별도의 심폐소생술 강사 과정도 운영 중이다.

한적한 토요일 오전 9시, 2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기 위해 교육장에 모였다. 고등학생부터 50대 중년 남성까지… “관련 대학교 학과로 스펙 향상에 필요한 자격증을 받기 위해, 직장에서 시켜서, 부부가 함께 배우고 싶어서…” 교육에 참여한 이유도 다양했다.

주요 내용은 ▲심정지 환자 확인과 119 신고 요령 ▲심폐소생술의 순서와 실습 ▲자동제세동기 사용법 ▲기도폐쇄 대처법 등이다.

개정된 위한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반인 119 신고 시 응급의료전화상담원은 전화로 심폐소생술 실시를 지도’하도록 했다. 특히 심장정지 환자를 목격한 일반인은 가슴압박 소생술(hands only CPR)만 실시해야 한다. 가슴압박 깊이는 영아 4㎝, 소아 4~5㎝, 성인 약 5㎝ (최대 6㎝ 넘지 말 것)이다. 속도는 성인과 소아에서 분당 100~120회이며 심폐소생술 중단 시 10초 이내로 최소화해야 한다.

눈에 띄는 것은 기존에 심폐소생술 시 흉부압박(가슴압박)과 함께 실시했던 인공호흡이 사라진 점이다. 그동안 인공호흡을 하려면 희생자의 구강에 입을 대고 호흡을 불어 넣어야 하나 이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가장 중요한 가슴압박이 지연되고 소생률의 저하로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있어왔다.

이론에 이어진 실습교육에서는 영아, 소아, 성인 애니를 대상으로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도와주세요~ 사람이 쓰러졌습니다” 현장조사 구호를 외치는 것을 시작으로 환자 의식 확인, 119구 신고자 지정 등 실제 사람이 쓰러진 것처럼 진지한 교육이 이어졌다.

기도폐쇄 처치법으로 '하임리히 요법'을 배우고 있다.

1회 사용 후 심장충격기 충전 시간이 약 2분, 그동안 흉부 30회 압박, 인공호흡 2번 과정을 총 5번을 반복해야 한다. 실제 5세트를 실시해보니 이마에 땀이 금세 맺혔다. 우리나라 119구급대가 현장 도착까지 평균 시간이 8분임을 고려하였을 때, 심장압박 600회 인공호흡 40회를 거의 쉼 없이 해야 된다는 말이다. 시내와 조금 떨어진 경우 이보다 2배 이상을 실시해야 하니 혼자서 감당하기엔 쉬운 일이 아니다. 전문가 역시 2인이 팀을 이뤄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책이나 컴퓨터 자료를 보고 이론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는 것은 사실 99% 부족하다. 기회가 된다면 꼭 실습을 해보기를 권한다. 언제나 발생할 수 있는 응급상황을 대비해 심정지 환자 발생 시 심폐소생술과 자동 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방법을 습득 함으로써 내 가족과 주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 “직접 해보는 것과 눈으로 보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좋은 것 보고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데이트, 가족 나들이도 좋지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서로의 생명을 살려줄 수 있는 ‘심폐소생술 교육’ 데이트는 어떨까? 필자가 강력히 추천한다. 

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http://www.redcross.or.kr) 교육신청 가능.
응급처치일반과정, 심폐소생술과정, 응급처치 강사과정 등 상시교육 진행.

최경연 기자  woou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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