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기억의 조각들로 이뤄낸 단 하나의 특별한 이야기!
소년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 것일까?

여섯 살 ‘메이슨 주니어’(엘라 콜트레인)와 그의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클레이터)는 싱글맘인 ‘올리비아’(패트리샤 아케이트)와 텍사스에 살고 있다. 아빠인 ‘메이슨 시니어’(에단 호크)는 일주일에 한 번씩 들러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 캠핑을 가거나 야구장에 데려 가며 친구처럼 놀아 주곤 하지만 함께 살 수는 없다. 게다가 엄마의 일 때문에 친구들과 헤어져 계속해서 낯선 도시로 이사를 다녀야 하는 메이슨은 외로운 나날을 보내며 점차 성장해가는데…….
 
[네이버 영화 줄거리]

영화 '보이후드'는 한 소년의 12년 간의 성장을 다룬 이야기다. 이 영화가 특별한 점은 실제로 소년이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는 12년 동안 촬영했고 소년을 비롯한 가족들이 12년 간 그대로 촬영에 임했기에 배우들이 자연스럽게 변해가는 모습에서 더욱 현실적인 느낌이 전달된다.

영화는 6살 소년 메이슨(엘라 콜트레인)이 누나 사만다(로렐라이 링크레이터)와 함께 엄마(패트리샤 아퀘트)를 따라 이리저리 전학과 이사를 반복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주로 다룬다. 아빠(에단 호크)는 엄마와 성격 차이로 이혼한 뒤 가끔 남매를 찾아와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주고 필요한 때에는 다정하게 조언을 해주기도 하며 가족의 곁에서 함께 한다.

메이슨은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마침내 대학생이 되는 12년의 시간 동안 조금은 다르면서도 누구나 겪을 수도 있는 평범한 시간들을 보내며 성장한다. 부모님의 이혼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이별과 어머니의 두번의 재혼, 폭력적인 새 아버지 등의 문제와 함께 사춘기를 겪으며 약간의 방황의 시간을 가진다.

다소 평탄한 가정은 아니지만 그 속에서도 무한한 사랑과 응원을 보내는 어머니, 아버지의 도움으로 메이슨은 가족의 소중함을 배우고 자신의 진로도 찾아내며, 생애 첫 번째의 사랑과 이별도 겪어가며 좀 더 소년 시절을 벗어나 단단한 청년이 되어간다.

영화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삶이 그러하듯 물 흐르듯 흘러 간다. 순간 순간 고비는 찾아오지만 이겨 내거나 잊는 방식으로 힘든 시기는 지나가고 다시 평안한 일상으로 되돌아 오는 게 반복이다. 그러한 일련의 시간들을 겪어내며 가족들은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성장한다.

주인공 메이슨은 사진이라는 자신의 진로를 찾고, 누나 사만다 또한 대학을 다니며 자신의 길을 찾아 나간다. 엄마는 싱글맘으로서 아이들을 부족함 없이 키우기 위해 학업에 매진해 대학 교수가 된다. 다소 '한량' 같았던 아빠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을 만나 정착해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가정을 꾸려 나간다.    

영화 후반부, 아들 메이슨이 대학 진학을 위해 집을 떠나게 되면서 혼자 살게 된 엄마는 작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고, 메이슨이 짐을 꾸리는 뒷모습을 보면서 만감이 교차한 엄마는 갑작스레 울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난 (내 인생에) 뭔가 더 있을 줄 알았어."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내 인생에 뭔가 더욱 특별한 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대학만 가면, 취업만 하면, 결혼만 하면, 그 뒤에는 지금보다 더욱 반짝이고 행복한 나날들이 올 거라는 상상으로 오늘을 보낸다. 그런데 돌이켜보면 특별한 순간이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다사다난하고, 또 때로는 평온했던 모든 하루하루가 내 삶의 특별한 순간이라는 것을 영화는 말하고 있다.

영화가 전하는 메시지처럼 메이슨과 그의 가족들의 '보통 영화'치고는 평범하고, 그렇기 때문에 영화 자체가 무난하고 잔잔하게 느껴지겠지만 바로 이러한 이야기가 우리의 진짜 삶이고, 그렇기 때문에 특별한 영화로 와닿는다.

"영화가 나이 들어가고, 영화와 함께 나이 들어가는 경이로운 체험. 뒤돌아보니 나의 모든 순간도 영화였다. 삶은, 그렇게 영화가 된다.(씨네21 송경원)", "삶, 사랑과 감사와 경의를!(씨네21 박평식)" 등 평론가들의 평점도 유독 높다. 자극적이고 과한 소재의 영화에 조금 질렸고, 잔잔하게 공감가는 영화를 찾는 이들에게 추천한다.

김혜인 기자  hyein8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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