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현지 카지노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1천억원대 외화를 밀반출한 환치기 조직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필리핀 마닐라 호텔 카지노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며 현지 도박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해 1천80억원대 외화를 해외로 밀반출한 A(50대)씨 등 31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적발해 국내총책인 A씨 등 8명을 구속하고 관리책 및 운반책 20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7일 밝혔다.

이 중 필리핀에 체류 중인 3명에 대해서는 지명수배를 내렸으며, 해외총책인 B(50대)씨에 대해서는 여권을 무효화하고 인터폴 적색수배을 신청하는 등 국제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해외총책인 B씨(필리핀 체류)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도박장을 운영하던 중 도박자금 환전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국내총책 A씨 등 지인들을 포섭해 외화 밀반출 조직을 결성한 후 외화를 밀반출 하기로 공모했다.
 
A씨는 경남의 한 지역에 외화 밀반출 교육장소로 활용할 오피스텔을 임대한 후 교도소 동기 및 동종 범죄전력이 있는 동네 선·후배 등을 운반책으로 모집한 다음 해외총책 B씨가 도박장을 운영하면서 번 돈을 대포통장을 이용해 한국에 송금하면 국내총책 A씨가 이를 인출해 관리책을 통해 달러 및 유로화로 환전 후 운반책에게 전달했다.

환전된 달러 및 유로화를 건네받은 운반책은 신발밑창 또는 여성용 거들 착용 후 신체부위에 지폐를 숨기는 방법으로 보안검색대를 통과해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이들은 공항 보안검색대의 금속탐지기로는 신발밑창 등에 숨긴 외화뭉치가 적발되지 않는 점을 악용해 운반책 1인당 약 4억원을 몸속에 숨겨 밀반출 하는 등 2016년 10월 18일부터 지난 1월 17일까지 총 276회에 걸쳐 1천80억원의 외화를 밀반출 한 혐의다.

경찰은 올해 초 ‘외화를 밀반출 한다’는 첩보를 입수한 후 4개월간의 수사 끝에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 조사결과 이들은 밀반출 시 세관에 한 차례도 적발되지 않았으며, 밀반출 자금은 필리핀 현지에서 대부분 도박자금으로 사용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자금출처 및 사용처, 단순 도박가담자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범죄수사대 김명상 대장은 "1천억원대의 외화 밀반출 조직을 수개월간 50여개의 계좌·추적 등 수사를 거쳐 적발했으며 추가적인 국내재산의 국외 유출을 차단한 사례"이라며 "세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범죄조직의 불법자금 유입가능성 및 국내재산의 국외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불법 외환거래에 대한 단속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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