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거가대교.

부산과 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개통식이 13일 6년간의 공사를 끝내고 역사적인 순간을 맞는다.

진해~마산~고성~통영을 거쳐야 하는 부산~거제 간 거리가 확 줄어드는 거가대교를 먼저 가본다.

부산 가덕도 끝자락에서 바닷속 길게 뻗은 왕복 4차선 도로가 눈에 확 들어온다. 이어 가로 26.5m, 세로 9.97m의 '큰 입'을 드러내며 손님을 맞는다. 대우건설이 국내 최초로 침매(가라앉혀서 묻음)공법을 도입해 건설 중인 거가대교의 침매터널 구간이다.

'가덕해저터널'이란 이름이 붙은 이 터널을 차를 타고 2분쯤 들어가면 수심 30m를 지난다.

부산 가덕도와 대죽도.중죽도.거제시 구간을 잇는 거가대교가 6년간의 공사를 마치고 9일 준공한다. 개통예정일은 13일이다.

총 공사비 1조9천억원을 들여 짓는 이 다리는 총 8.2㎞ 구간으로 가덕도와 중죽도까지의 3.7㎞는 바닷속 침매터널, 나머지 4.5㎞는 바다 위를 지나는 사장교 등으로 이뤄졌다.

▲ 침매터널 해부도.

침매터널은 육상에서 만든 콘크리트 터널 구조물(함체)을 바닷속으로 집어넣고 연결해 만든 '해저도로'다. 이 방식은 국내에선 처음 시도되는 것으로 시계 140여개 침매터널 가운데 가장 길다.

당초 이 구간을 다리로 만들 방침이었으나 해군의 군사 작전에 방해된다는 이유로 바다 밑으로 들어갔다.

거가대교 침매터널은 18개의 함체를 연결한 것이다. 함체 1개는 길이 180m 높이 9.97m, 너비 26.5m의 속이 텅빈 콘크리트 덩어리로 무게는 어지간한 유조선과 맞먹는 4만5천~5만톤이다.

함체 18개를 만드는 데 들어간 콘크리트와 철근으로 아파트를 지으면 102㎥(약31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콘크리트는 8천280가구, 철근은 1만7천460가구를 지을 수 있다.

침매터널은 보통 육지로 둘러싸인 바다, 즉 내해에서 많이 건설하지만 남해르르 향해 확 트인 이곳은 외해여서 물결이 심하고 수심도 최고 48m로 침매터널 중에선 세계에서 가장 깊다.

조봉현 현장소장은 "함체를 놓을 지반도 묽은 팥죽처럼 흐물흐물했기 때문에 자갈을 깔거나 시멘트를 섞어 지반을 단단하게 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고 말했다.

침매터널은 바다 깊은 곳에 있고 수많은 함체를 연결한 것이어서 지진 등 외부충격으로 연결구간이 벌어지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조 소장은 "연결 구간이 3㎝ 이상 벌어지면 위험한데 이 터널은 리히터 규모 7정도의 지진도 견딜 수 있게 설계했다"고 말했다.

▲ 거가대교 조감도.

침매터널을 빠져나온 뒤 대죽도~인공섬~중죽도를 지나자 다이아몬드 형태의 156m 높이 주탑이 우뚝 선 2주탑과 3주탑 사장교를 잇달아 만났다. 이곳을 지나면 바로 거제도다.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부산~거제간 거리는 현재 140㎞에서 60㎞로 80㎞나 줄어든다.

통행시간도 3시간 안팎에서 40분대로 단축된다. 부산과 거제도 사이의 물류비도 줄어든다.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개통으로 연간 4천억원이 넘는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거가대교의 하루 예상 통행량은 4만4천700여대, 거리가 80㎞ 줄어들 경우, 아낄 수 있는 기름 값은 차량 한대당 8천700원(리터당 1300원 기준)정도다.

통행요금은 편도 1만원으로 이 도로를 이용해 90분을 아낄 수 있다.

양보현 대우건설 상무는 "거가대교가 완공되면 부산.거제 등 남동부지역의 물류지도가 획기적으로 바뀌고 쇼핑.레저 등 일상생활에도 엄청난 변화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거가대교 개통이후 14일 오전 6시부터 이달 31일까지 일반인들에게 무료 시범운행을 거쳐 내년 1월1일 이후부터 통행료를 징수할 계획이다.

황민성  hwang@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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