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의장 불신임안건 표결 무산

[경남데일리=황민성 기자] 20일 제378회 경상남도의회 임시회에서 김하용 의장 불신임안 처리가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됐다.

이날 30분 정회 이후 장규석 제1부의장 진행으로 재개된 불신임안건 처리에서 무기명표결로 실시하기로 결정됐으나, 민주당 의원들은 기명표결을 주장하며 집단 퇴장하며서 무산됐다.

이날 표결은 지난 7월 23일 본회의 의장 불신임안에 대한 표결방법 논란으로 인해 표결에 이르지 못하자 임시 의장인 장규석 제1부의장이 법률 자문과 검토 등을 통해 표결방법을 반드시 확정 짓겠다고 산회의 이유를 선언했기 때문에 표결방법이 무엇으로 결정될지 귀추가 주목됐다.

장규석 부의장은 의회사무처에 접수된 총 8건의 자문의견 중 무기명 표결이 6건이었으며, 나머지 2건마저도 기명표결이 아닌 회의규칙에 따라 의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했다.

무기명표결의 이유로는 의원 개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헌법 원리상으로 당연할 뿐만 아니라 국회법과 지방자치법 등의 각종 법령에서 불신임안은 인사에 대한 안건으로 무기명표결을 규정하고 있음을 근거로 제시했다.

장 부의장은 또한 충북과 세종에서는 아예 지방의회 회의규칙에 불신임안의 표결방법에 대해 명문으로 무기명표결을 규정하고 있으며, 경남도의회와 같이 관련 규정이 없는 문경시의회, 상주시의회, 영월군의회 등에서도 이미 무기명표결의 방법으로 의장 불신임안을 처리한 전례 역시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의회가 자율적으로 결정해야한다는 2건의 의견은 현행 경상남도의회 회의규칙 제46조(표결방법)를 문리해석 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 의견마저도 참조법률이나 경상남도의회 회의규칙 제46조의 개정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기계적 해석으로 타당성이 결여된 것으로 평가된다.

즉, 이 규정은 제8대 의회 때인 2006년에 종래의 거수·기립의 투표방식을 전자식 투표방식으로 변경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국회법 제112조(표결방법)를 원용했는데, 관련 국회법은 불신임안과 같은 인사에 대한 안건은 무기명표결을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이를 고려치 못한 것으로 타당하지 않다.

또한 개정 전의 관련 규정은 중요안건의 경우 재적의원 1/5 이상이 요구할 경우에는 무기명표결을 한다고 규정되어 있었는데, 개정 취지가 법리의 변화가 아닌 과학기술 발전에 의한 사실의 반영이어서 종래 규정의 무기명표결 방법은 현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의장 불신임안의 처리방법은 무기명표결이 타당함에 불구하고 기명표결을 주장하는 것은 결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표 단속을 위한 정략적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억지 주장으로 자신들이 발의한 의장 불신임안의 처리를 미루면서 의회를 파행으로 몰고가는 책임은 오로지 그들이 져야 할 것이다.

장 부의장은 가뜩이나 장기화된 코로나19 사태와 이번의 집중폭우로 인한 수해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경남의 현실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더불어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도의회를 정치투쟁의 장이 아닌 도민들을 위한 민생해결의 장으로 인식하고 하루빨리 도의회의 정상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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