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의 해, 경남 소에 얽힌 지명 96곳

[경남데일리=황민성 기자] 2021년 소의 해 신축(辛丑)년이 밝았다.

소는 우리민족의 주요한 가축인 만큼 지명에도 소와 연관된 이름이 많은 가운데 국내는 물론 도내에 소과 관련된 지명이 곳곳에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2021년 신축년을 앞두고 전국의 고시지명을 분석한 결과 소와 관련된 지명은 총 731개로 집계된 가운데 경남에만 96개의 지명으로 전라남도에 이어 경남이 두번째로 많다고 밝혔다.

우혜마을에 그려진 벽화

우혜마을 = 도내에서는 거창군 가북면에 소가 맹수로부터 어린아이를 구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우혜(牛惠)’ 마을이 있다.

어린이에게 달려드는 맹수와 싸워 이긴 소의 은혜를 기린다는 뜻으로 옛날 농부가 어린 아이를 논두렁에 두고 일을 하고 있는데 호랑이가 와서 헤치려 하자 소가 호랑이와 싸우는 틈에 어린아이가 살았다.

이에 소의 은혜를 입었다는 이름에 걸맞게 ‘우혜’ 마을 곳곳에 소를 주제로 한 벽화들이 그려져있다.

양각산 = 높게 솟은 산 봉우리가 소의 양뿔 모양으로 뽀족하게 생겼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진 양각산.

옛 지명인 금광산에서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양각산으로 불리게 됐다.

우두산 = 거창 가조·가북면의 우두산(牛頭山·1046m)은 산의 형세가 소머리를 닮았다 하여 생겨났다.

아우산 = 고성과 하동군에는 소가 누운 형상에서 유래한 ‘와우산’이라는 이름이 있다.

구시골 마을

구시골 = 마을 입구에 옛날에 만들어진 구유통이 남아 있는 함양군 ‘구시골’ 마을.

이 마을은 함양 죽곡마을 서쪽에 있는 골짜기로 마을의 모양이 소의 여물통인 구시(구유)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소벌 = 창녕 주민은 유어·이방·대합·대면 등 4개 면에 걸친 우포(牛浦)늪을 ‘소벌’이라고 불렀다.

우항산 = 창녕 우포 북쪽에 있는 우항산(일명 소목산)을 하늘에서 보면 소의 목처럼 생겨서 소가 목을 내밀고 늪에서 물을 마시는 모양이라는 뜻에서 붙은 이름이다.

우봉 마을

우봉 = 진주 금곡면 마을 뒷산 봉우리가 소의 머리 같이 생겼다고 해서 마을 이름을 우봉이라고 정했다.

이 외에도 소가 쟁기질 할 때 목에 거는 막대인 ‘멍에’와 관련한 지명이 있는데 밀양시 밀양역 앞에 있는 가곡동 ‘멍에실’ 마을은 마을의 모습이 소 멍에와 같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는 커다란 소 조형물이 방문객들을 반기고 있어 흥미를 유발시킨다.

또 마을 곳곳에 소를 주제로 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발길을 사로잡는다.

한편 전국에서 소와 관련된 지명이 가장 많은 곳은 전라남도로 강진군 강진읍에 있는 ‘우두봉’을 비롯해 총 204개가 있다.

글자별로 살펴보면 우산(23개), 우동(9개), 우암(8개) 등의 순으로 소 관련 지명이 전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종류별로는 마을(566개·77.4%)이 대다수이며 뒤이어 섬(55개·7.5%), 산(53개·7.2%) 등 순이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지명조사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책자로 발간해 홈페이지에 내년 1월 중 공개할 계획이다.

우직함가 부를 상징하는 동물인 소는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동물신으로 여겨져 선조들이 지은 지명에도 녹아들었다는 분석도 있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

<저작권자 © 경남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