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노조 지부회원 20여명이 19일 하동군청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경남데일리=이강현 기자] 전국공무원노동조합 하동군지부(이하 공노조)가 직원의 안전을 위협하는 악성· 갑질 민원에 강경 대응할 것을 선포했다.

공노조 지부회원 20여명은 19일 하동군청앞에서 "우리는 민원인의 감정쓰레기통이 아닙니다"라며 "우리의 정신건강과 공공성을 저하하는 악성민원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처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공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아무런 이유도 없이 희생된 공무원 그리고 남은 가족들. 이제 악성민원은 우리의 생사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다음 차례는 누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며 "악성민원인들은 사익을 앞세워 잘 알지도 못하는 공무원들에게 갑질, 부당요구, 폭언, 공포감조성 등을 하는 것을 넘어 인권을 묵살하고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런데도 정부에서는 아무런 통제장치도 마련하지 않고, 공무원이니까 무조건 참으라고 한다"며 "이제는 우리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악성민원을 적극적으로 대응 할 것임을 선포한다"고 했다.

공노조는 최근 하동군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군청로비에서 악성민원인이 자기 분을 못 이겨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담당공무원에게 ‘개**, *발’ 등 입에도 담을 수 없는 막말과 공포감을 조성했다"며 "이를 지켜 본 사람들조차도 트라우마가 생겼는데, 당사자는 얼마나 힘들었겠는가"라고 했다.

요즘 악성민원인들은 "야, 니, 새끼, 너를 자른다" 등의 막말은 기본이고, 심지어는 ‘손이 참 고우네’ ‘날도 쌀쌀한데 손 잡아줄까’ ‘오늘 화장빨 죽이네’ ‘민원인 땅은 처녀지인데 국가가 윤간하였다’ 등의 성희롱성 발언을 마구잡이로 퍼붓는 일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공노조는 또 회견문을 통해 "어떤 악성민원인들은 자신이 패소한 송사를 공무원 잘못이라고 우기며 매일 같이 전화해 쌍욕과 막말을 하고, 군수 면담요구, 국민신문고 제보, 국민권익위원회 진정, 대통령실 고충민원제기 등 악의적 공격을 일삼고 있다. 이런 비상식적인 악성민원 대응에 우리의 하루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고 했다.

또 다른 악성민원인은 " ‘개 같은 소리하고 있네’ ‘머리가 그렇게 안 돌아가느냐’ 등의 인격 모독적인 폭언을 퍼붓고 우리의 자존심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이런 악성민원들은 막말과 폭언을 해도 공무원들이 아무 소리도 못한다는 약점을 이용하여 그 강도를 계속 높이고,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노조는 "악성민원과 공직문화개선은 지자체장의 의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행복하게 다니고 싶은 직장의 기본은 악성민원과 공직문화개선이다"며 "우리가 안전하고 존중 받으며 일할 수 있도록 전담부서 신설 및 악성민원 대응 위원회 설치, 정신상담비용 지원 등에 대한 특단의 조치와 제도개선을 마련해 주기를 건의한다"고 했다.

공노조는 앞으로 공무원노조에서는 우리의 정신건강과 공공성을 저하하는 악성민원에 대하여 강력하게 대처 할 것을 알려드리며, 폭언, 폭행 등에 대해서는 법적대응과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현 기자  hcs@kndaily.co.kr

<저작권자 © 경남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