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은 콧병이 아니다. 그것은 면역능력의 약화로 생기는 과민성이 코의 점막에서 나타날 뿐이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를 지키는 것이 내부적으로는 경찰이고, 외부적으로는 국방부라면 인체를 지키는 면역은 이 둘을 합친 개념이다. 우리나라의 군대가 육군과 해군 공군, 특수부대로 나뉘어져 있다면 면역의 군대도 일반 군인과 특수부대로 나뉘어져 있다.

알레르기 상태는 어떤 원인으로 인하여 면역이 과민해진, 계엄이나 전시의 상태로 상정할 수 있다.

평소 이웃 간의 작은 다툼은 서로간의 대화나 이웃의 조정으로 풀고, 심하면 경찰이 와서 엄포를 놓는 정도다. 그러나 계엄이 내려지면 사소한 다툼도 총칼로 제지하는 삼엄한 상황이 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평소와 같으면 평범하게 배제하고 조정해야 할 온도차이나 꽃가루, 먼지, 진드기 등을 적이라 간주하고 총을 쏘고 폭탄을 투척하는 과민반응이다.

그 내면에는 평소 코를 지키는 경찰 혹은 일반병사인 IgA가 약화되자 특수부대인 IgE 가 코로 진출하여 방어를 책임지는 상황이다. 재채기와 콧물의 역할은 인체에서 폭탄이나 총알과 같다.

사소한 자극을 적이라 간주하고 총과 폭탄의 엄청난 공격을 퍼붓는 것이다. 그래서 사소한 자극에 대해서도 발작적인 재채기, 콧물, 코 막힘을 나타내고 적에 대한 경계 신호인 가려움증까지 수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 밖에도 눈물이 나고 눈이 거북하여 가렵고 두통이 있으며, 목이 쉬고 복통과 설사가 함께 일어나기도 한다. 코가 가장 이물질이 많이 통과하는 곳이어서 특수부대의 이동 배치장소로 선택되었을 뿐 코와는 큰 관련이 없다. 단지 코에서 그 반응이 가장 극렬하게 나타나 이비인후과의 질환이 될 뿐인 것이다.

특정 계절에만 발작이 일어나는 것을 계절성 알레르기라 하는데, 꽃가루나 낙엽에 민감한 증상이 대표적이고 4~5월이나 9~10월에 자주 발생한다. 일 년 내내 일어나는 것을 통년성 알레르기라 하는데 먼지, 진드기, 음식물이 원인인 경우가 많다.

이렇듯,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하는 것은, 온 몸을 치료의 대상으로 두고 치료를 해야지 만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이다. 면역력이 민감해져 있다고 한다면, 민감해진 원인이 무엇 때문인지를 가려서 그 원인을 조정하는 것이 알레르기로부터 벗어나는 길이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콧물만 없애는 기관지의 민감도만 떨어뜨리는 약으로는 알레르기에서 벗어날 수 없는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방에서는 폐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 비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 신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 등으로 알레르기 체질을 구분하여 그 원인과 증상을 치료하고 있다.

폐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쉽게 감기에 걸리거나, 감기가 오래 지속 되는 사람. 오한을 자주 느끼고 헛땀이 자주 나는 사람, 얼굴빛이 지나치게 흰 사람을 들 수 있다.

비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입맛이 자주 없거나, 소화력이 약하고 멀미를 잘하며, 살이 잘 찌지 않는 사람. 음식물 섭취와 흡수력이 약하므로 먹는 양에 비해서 에너지(기운)가 적은 경우가 많다.

신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은, 소변을 자주 보지만 시원치 않은 경우가 많고, 손 발이 잘 부으며, 오한을 쉽게 느끼고 빨리 지친다. 선천적으로 약하게 태어난 경우가 신장의 기운이 부족한 사람에 속한다.

이러한 경우에는 비염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과 함께 체질에 맞는 보약이나 계절에 맞는 한약등으로 치료를 꾸준히 하면 오랫동안 비염의 증상 발현이 없이 건강한 코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한의원에서 진료를 하다 보면 비염이 한약으로 완치가 되느냐고 물어보시는 경우가 많다. 우리 아이들이 평생동안 이러한 코의 상태를 유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이렇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다.

비염,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은 호전과 악화가 자주 반복되는 질병이고 면역계가 정상적이지 않고 민감해져 있으면 아주 오래동안 우리를 괴롭히는 질병이지만 면역상태가 개선이 되고 혈액흐름이 완화가 되면 비염도 희망적으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코의 상태가 다시 안좋아질 확률이 높으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되고, 혹여나 다시 증상이 악화가 되려 한다면 빨리 치료를 개시 한다면 치료를 하지 않고 기다리는 경우에서보다는 훨씬 양호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심철우  inforcro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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