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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평일엔 특수운송장비 운전사, 주말엔 전통 춤꾼’유일한 창원지역 동래학춤 이수자인 두산중공업 권의헌 기술부장 ‘눈길’
창원소재 전통예술연구회인 ‘뗏목’에서 전통 춤 전파하며 생활 속 활력

 창원의 한 평범한 직장인 주말이면 전통 춤꾼으로 변신하는 이색경력의 한 직장인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4월 29일은 지난 1982년부터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춤의 날(International Dance Day)'이다.

 우리나라에도 오랜 세월 전해져 내려오는 전통 춤이 그 종류만 수백 가지에 이른다.

 특히, 친근하면서도 우아한 학의 아름다운 자태를 춤으로 표현한 학춤은 옛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지금까지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동래학춤과 양산학춤, 울산학춤 등 지역의 이름을 딴 다양한 학춤이 존재하는 가운데, 동래학춤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는 창원의 평범한 직장인이 있다.

 평일에는 두산중공업에서 중량물을 운반하는 차량형 특수이송장비인 ‘모듈트랜스포터’를 운전하고, 주말이면 우리나라 전통 춤꾼으로 변신하는 이색 경력의 소유자, 권의헌 기술부장(60)이 그 주인공이다.

두산중공업 권의헌 기술부장이 두산중공업 본관과 창원공장을 배경으로 동래학춤의 춤사위를 선보이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시골에서 자라면서 동네 어르신들이 풍물 소리에 맞춰 전통 춤을 추는 것을 보면 저도 모르게 흥이 올라오고, 이유 없이 좋았습니다.”

 이런 막연한 끌림에 그는 전통춤 이수자와 성실한 직장인 사이를 오가는 생활을 오랜 세월 이어가고 있다.

 두산중공업에 입사해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지난 1985년부터 춤을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다.

 좋아서 도전한 일이었기에 생업과 병행하면서도 힘든 줄을 몰랐다. 주말이나 쉬는 날이면 전국을 돌아다니며, 전통춤 명인들에게 동작 하나하나를 익히고 또 익혔다.

 취미로 시작했지만 33년 넘는 세월 동안 꾸준히 연마한 그의 춤 실력은 수준급이다.

 

두산중공업 권의헌 기술부장이 본인이 운전하는 중량물 운반 차량형 특수이송장비 ‘모듈트랜스포터’ 앞에서 동래학춤을 추고 있다.

지난 2000년과 2015년, 국가무형문화재 제7호인 고성오광대와 부산시 지정 무형문화재 제3호인 동래학춤 이수자로 각각 선정됐다.

 전문 무용수도 쉽게 오를 수 없는 명인급 반열에 오른 그는 현재 창원지역의 유일한 동래학춤 이수자이기도 하다.

 이런 뛰어난 춤 실력은 잇따른 수상의 영예로도 이어졌다. 지난 2012년 한국민속예술축제에서 대통령표창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지난해에는 함안 아라가야 전국 국악경영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여기에 ‘2014 인천아시안게임’ 특별공연에도 참가했으며, 주말이나 휴일이면 부산과 경남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다양한 행사에 초청돼 활발히 공연을 펼치고 있다.

 최근에는 ‘제56회 진해군항제’에서 섬세한 춤사위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동래학춤을 추고 있노라면 무아지경에 오른다고 할까요? 모든 걸 잊고 학을 벗삼아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 들지요. 스트레스 해소에도 그만이에요. 또 쉬엄쉬엄 추는 것 같아도 금새 땀이 흐를 정도로 운동도 됩니다. 제 평생 건강 지킴이인 셈이죠."

 이제 몇 달 후면 두산중공업에서의 정년퇴임을 앞두고 있는 그는 3년 전부터 부산시 지정 문형문화재 제14호인 동래한량춤도 새롭게 익히기 시작했다.

 수 년 전부터는 창원의 대표적인 전통예술연구회인 ‘뗏목’에서 동래학춤과 고성오광대를 배우고자 하는 일반인과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전통 춤에 대한 열정이 날이 갈수록 커져 또 다른 배움과 전수라는 두 길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권 부장은 "은퇴 후에는 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동래학춤과 고성오광대 등 우리나라 전통문화의 멋과 맛을 전파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며 "앞으로도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된다면 언제 어디든 달려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취미 생활이 특기로 자리잡아  전통 춤 전도사로 거듭나게 될 그의 인생 이모작이 더욱 기대된다.

황민성 기자  hwang@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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