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원성산구 중앙동 오거리 부근에 위치한 '카페인'.

카페 천장, 커피로 색칠한 황금벽화
2003년 가을, 강남 영풍문고에서 신성림 씨가 엮은 도서 '클림트, 황금빛 유혹'을 구입했다. 오직 그 '황금빛 눈부심'에 이끌려.

2006년 여름, 압구정 '스폰지하우스'에서 영화 '클림트'를 관람했다. 하루 딱 두 작품만 상영하는 간소한 영화 시간표에 경의를 표하고서.

2012년 겨울, 창원성산구 중앙동 오거리 부근에서 황금빛 카페를 발견했다. 클림트의 카페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카페 입간판 머릿부분엔 자전거 바퀴가 기다란 모자 챙처럼 걸려있고, 은빛 물고기 모양의 돌출간판은 "혹시 스시(초밥)집인가"라는 의구심도 든다.

▲ 미술입시 전문강사만 10년을 지낸 카페 대표 이그라미 씨

벽화는 미술을 전공하고 미술입시 전문강사만 10년을 지낸 카페 주인장 이그라미 씨의 작품이다. 주인장이 직접 커피(?)와 수채화물감을 재료로 벽화를 완성했다. 벽화 전반에 커피색을 띄기도 하지만 커피로 벽화를 그렸다니?! 의혹은 금새 풀렸다. 그녀는 "믹스(블랙) 커피의 농도를 조절해 색깔을 직접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금빛 유혹, 클림트가 공존하는 갤카페
"요즘 유행하는 '해품달'의 그 이름인가요?"라고 묻자 고개를 끄덕이는 그라미 씨. 자신의 이름이 바로 '보름달'이란 뜻으로 순수 우리말이다.

8평 규모의 아담한 카페는 클림트의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클림트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화가예요. 유럽과 비잔틴, 일본의 미술 요소를 절충해 장식을 극대화하면서 '황금스타일'의 정점을 보여주고 있죠"

▲ '카페인'의 독특한 외부 장식들. DIY를 하는 동색 덕을 봤다는 그라미 씨.

▲ [카페인 갤러리] 주인장이 직접 커피(?)와 수채화물감을 재료로 벽화를 완성했다.

▲ [카페인 갤러리] 사후 50년 후부터 재평가되기 시작한 클림트의 작품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화가로 손꼽히게 되었다.

▲ [카페인 갤러리] 클림트는 주요 작품에서 부와 남자의 매력을 극대화하려고 금박과 은박을 과도하게 사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카페인 갤러리] 클림트의 대표적인 작품. '성취'

카페 준비 과정에서 전국을 돌며 카페투어를 다녔다는 그녀는 삼청동에 한 갤러리 카페를 보고선 "바로 이거다!"라며 "나도 해봐야겠단 열렬한 마음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앞으로 여유가 생긴다면 클림트의 작품을 통째 실을 수 있는 보다 여유있고 전문적인 갤카페를 운영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카페인'이 어서 대박나길 바란다(웃음)"며 덧붙였다.

이외에도 '카페인'의 숨은 매력은 바로 강하게 볶은 커피. 그라미 씨는 "의외로 커피가 맛있다고 많이들 찾는 편"이라고 전했다.

특히 핸드메이드 즉, 주인장이 직접 제작하는 특별 메뉴로 인도전통 유산균 발효음료인 라씨와 스무디, 레몬티, 팥빙수를 비롯해 생강차 칡차 대추차 등 다양한 전통차도 제공하고 있다. 안내문의.070-4132-8989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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