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 시작과 함께 까이끼의 결승골이 터졌다.

▲ 환호하는 경남FC 서포터즈.

"승리의 장미전쟁, 이제 부터 시작!"
종료 휘슬이 울리자 최진한 감독은 신태용 감독과 악수를 건네고 라커룸으로 향했다.

그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다. 왜 환하게 웃지 않았을까. 그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최근 3경기(제주-부산-서울)동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고, 다음 경기에서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열심히 싸워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며 승리의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의 담담했던 표정이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는 5경기 연속 무승이라는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선수들에게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의 경기력은 좋아지고 있다"며 선수들을 다독였다.

마침내 1승을 거두자 그는 담담한 표정이었다. "뭘 그렇게 기쁜 일이냐고. 우리는 언제나 그랬듯 늘 잘해왔다"는 의미로 엿보인다.

▲ '윤렌시아' 윤일록!

'윤렌시아' 윤일록, 맨유 발렌시아 보는 듯
20일 경남FC는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3R 경기에서 까이끼와 조재철의 멀티골에 힘입어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성남을 2:0으로 제압했다.

경남은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쳤다. 최근 5경기 연속 무승(1무4패)이라는 압박감이 선수들의 몸놀림에도 뚜렷이 나타났다. 기어코 이겨야겠다는 필승 전략으로 나선 경남의 초반 공세에 성남이 당황한 듯 보였다.

이날도 윤일록-조르단-까이끼의 공격이 빛났다. 지난 서울 전에도 이와 같은 비슷한 공격 흐름이었다. 까이끼가 볼을 잡고 역습을 시작하면 윤일록과 조르단이 좌우측면을 흔들었다. 이날 윤일록은 측면에서 부지런히 볼 배급을 전담하며 발렌시아(26.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흡사한 공격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

'임전무퇴'의 정신으로 나선 경남은 전반 득점없이 종료 휘슬이 울렸을 때에도 관중들의 기대에는 "오늘 뭔가 될 것 같다"는 울림이 있었다.

▲ 후반 37분 조재철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자 동료들이 축하하고 있다.

▲ 경남 최진한 감독과 성남의 신태용 감독.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 신 감독은 불과 1주일 전 같은 장소에서 최진한 감독의 표정을 하고 있다.

▲ 성남 수비수 사사의 태클에 넘어지는 유호준 선수.

경남 MVP 까이끼-조재철 환상의 '멀티골'
후반 시작과 함께 까이끼의 결승골이 터졌다. 까이끼에게 패스를 받은 조르단이 볼을 몰고 성남 진영 돌파 후 문전으로 연결한 크로스가 그대로 까이끼 발끝으로 전달돼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됐다. 성남의 골키퍼 정산은 그대로 주저 앉았다. 까이끼와 동료선수들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39일 만에 승리를 예고하는 골 슈팅이었다.

이후 김종수-강민혁-루크를 잇는 스리백은 더욱 견고했다. 조르단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도 돋보인 경기였다. 성남은 윤빛가람의 경고 누적으로 인한 결장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중국 원정을 다녀오면서 체력 부담이 큰 탓으로 날카로운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경남은 월등한 체력을 앞세우며 성남을 몰아쳤다.

경남은 후반 37분 조재철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성남에서 올해 팀을 옮긴 조재철은 친정팀을 상대로 쇄기골을 터뜨렸다. 동료들은 일제히 몰려들어 승리의 예감을 축하했고 경남 서포터즈들은 웃통을 벗고 자리에서 일어나 환호했다.

이날 승리로 경남은 3연패 탈출에 성공했고 39일 만에 무승행진도 마침표를 찍었다. 최진한 감독은 "모든 선수가 잘했다"며 "포항 원정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경남은 23일 내셔널리그 부산교통공사와 FA컵 32강전을 치른 후, 26일 포항 원정경기에 나선다.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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