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타악 퍼포먼스 동호회 '해든누리(사진=경남데일리)'

"신명나게 두드리다 보면 애들 걱정, 남편 얼굴도 싹~ 사라져요(웃음)"
중앙동(78-12) 오거리 인근 건물 20평 남짓한 지하 공간에서 '줄무늬 난타북'을 신나게 두드리는 '아줌마'들의 신명나는 현장을 찾았다.

강남타악 퍼포먼스 연구원 수강생들로 구성된 이들 모임은 30~40대 주부들로 이뤄져 창원여성회 '해든누리'라는 이름으로 동호회 활동을 가지고 있다.

강남타악 퍼포먼스 연구원 창원 지사장을 맡고 있는 정수진(37) 씨가 '해든누리' 지도강사 및 리더를 겸하고 있으며, 20여 명의 회원들이 지역 공연 및 행사 등에 참여하고 있다.

17년 전 대학 풍물패를 시작으로 장단을 맞춘 리더 수진 씨는 "대학 풍물패 활동으로 타악 쪽에 관심이 많았다"면서 "가정일과 병행하며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학창시절 경험을 살려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전했다.

결국 그녀는 2008년 직접 서울까지 올라가 난타 퍼포먼스 1개월 과정을 마친 뒤, 강남타악 퍼포먼스 연구원 창원 지사장까지 맡게 됐다.

▲ [공연현장] 강남타악 퍼포먼스 연구원 창원 지사장을 맡고 있는 정수진 씨(사진=경남데일리).

애기 업고 공연, 슈퍼 난타맘!
매주 3회(수.목.금) 2시간 여 정기적인 연습량을 소화하고 있는 '해든누리' 회원들은 모두 주부들이다.

이들 회원들은 하나같이 개구쟁이 아이들 돌보랴, 남편 끼니 챙겨주랴, 집안일 돌보랴, 보통의 주부들과 다름없다.

임신 8개월에 장구를 매고 공연에 나섰다는 수진 씨는 "태교 음악을 장구로 들려줬다"면서 "아이가 태어나 업고 다니며 난타로 자장가를 들려준 셈(웃음)"이라고 장단을 맞췄다.

아들 한웅(4) 군이 타악 신동 소리를 들으며 함께 활동하고 있다는 정행연(39) 씨는 "한웅이가 특히 타악에 능력이 있는 것 같아 가족과 함께 공연장에 자주 들른다"고 전했다.

한편 공연 중 가끔 스틱을 날려보낸다(?)는 김경자(40) 씨는 "가끔 손에 땀이 차서 생각보다 멀리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면서 "주우러 갈 때 민망하다"며 폭소를 자아냈다.

이어 경자 씨는 "보스(수진 씨)는 스틱을 떨어트려도 자연스런 퍼포먼스를 위장해 당황해하지 않는다(웃음)"면서 자신과 격이 다름을 인정했다.

▲ [공연현장] "처음 북을 접했을 때 엄청난 진동과 울림에 반했다"는 전직 피아니스트 이은주 씨(사진=경남데일리).

난타를 왜 하느냐고요?
"두드리면, 따뜻한 세상이 열려요"
난타의 가장 큰 매력은 흥겨운 가락과 신명나는 움직임에서 나오는 생동감이다.

이어 신나는 가락에 몸을 맞기다 보면 절로 신명이 난다. 일명 '줄무늬 난타북'을 신나게 두드리는 '아줌마'들의 표정은 진지하지만 심각하지 않다.

"처음 북을 접했을 때 엄청난 진동과 울림에 반했다"는 전직 피아니스트 이은주(36) 씨의 표정도 그랬다.

리더 수진 씨와 개인적인 친분으로 난타를 접했다는 은주 씨는 타악 퍼포먼스에 대해 이렇게 얘기한다.

"개인적으로 냉철하고 정이 없는, 끈적함이 없는 현대음악에 반해, 타악기는 무언가 함께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잘 못쳐도 웃으며 넘어갈 수 있는 넉넉한 장단이 '괜찮다, 괜찮다' 흥을 더 돋우는 것 같아요"

한편 타악 퍼포먼스 동호회 '해든누리'는 지난 9월 창동소극장에서 첫 정기 발표회를 가진 바 있으며, 지역 행사 및 초청 공연으로 한껏 축제의 흥을 돋우고 있다.

수진 씨는 "현재 창원 지역에서는 타악에 관한 공연 및 프로그램이 부족한 형편"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공연 및 강습을 통해 신명나는 놀이문화이자 새로운 문화소통의 도구로 타악 퍼포먼스 프로그램을 널리 전파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원참여 및 안내문의.055)261-0404
 

이윤기  bynae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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