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이면 유난히 입 맛 당기는 집이 있다.

창원에서 아는 사람은 다 안다는 짬뽕집. 물론, 여느 중국집처럼 중화요리 천국이다. 하지만, 짬뽕 마니아들만 찾는다는 특별한 중국집이 있다.

▲ 두터운 마니아층만 찾는다는 그 유명한 만나 '짬뽕'

창원 명곡동 '만나분식'.

이 쯤되면, '아~그 집'하고 탄성이 나올만 하다. 그만큼 마니아층이 두텁다. 6테이블이 고작이지만, 이 집에서 짬뽕 맛을 보려면 아무 때나 가능치는 않다.

12시 이전에는 대통령이 와도 문전박대. 정오시각이 울리면 그제서야 손님들이 밀려온다. 일요일도 마찬가지다. 일요일은 그 누구도 사절.

도대체 맛이 어떻길래 짬뽕 고수들이 즐겨 찾을까.

▲ 깔끔한 김치가 얼큰한 짬뽕과 만나면 '천하일미'

'만나' 마니아들만 알고 '만나' 짬뽕 맛에 길들여진 이들이 꾸준히 찾는 곳. 그들 중 '생일자'는 늘 그랬듯이 '만나'에서 맛난 '짬뽕턱'을 쏜다.

명곡동 지구대 맞은 편에 위치한 '만나 맛 짜장'은 몇 가지 규칙이 있다. 언제나 정오가 지나서야 손님을 맞는다. 미리 예약을 하더라도 꼭 정오를 넘겨야만 음식이 나온다.

그리고 일요일은 무조건 쉰다. '무조건'이란다. 또, 이곳에는 종업원이 없다. '만나' 부부(서복호.김혜숙)가 함께 운영하며, 요리하고 서빙하고 배달까지 도맡는다.

주방에서 재료를 자르고 다듬는 일을 총괄하는 칼판장과 볶고 튀겨 요리를 완성하는 불판장 역 모두를 소화해내는 서복호 씨. 그의 짬뽕은 싱싱한 해물 재료와 함께 얼큰함이 미덕이다.

▲ 따스한 차 한잔으로 미식가들의 얼린 몸을 녹여 준다.

이곳의 대표메뉴, 초특급 짬뽕과 짬뽕밥. 세트메뉴로는 탕수육, 자장(2人), 만두 등이 별도 구성돼 있다.
영업시간은 앞서 말한대로 정확히 정오부터 '무조건' 8시까지. 문의. 055)265-1006

이 쯤에서 중국집의 역사가 궁금해진다.

인터넷을 뒤져 이리 저리 알아보니, 100년이 넘었단다. 

1883년 인천 개항 직후 화상(華商) 상륙과 동시에 중화요리도 들어왔다. '자장면의 원조' 격인 인천의 '공화춘(共和春)'도 '산동회관'이란 이름으로 1905년에 영업을 개시했다.

한국에 정착한 화교는 해방 이후 자장면, 짬뽕 등으로 한국식 청요리를 개발해 '현지화'에 성공한다. 뒤이어 1960년대부터 북경요리, 사천요리, 광동요리 등이 잇따라 들어왔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 외식 메뉴로 '자장면'의 시대가 도래했음을 알리게 된다.

"자장면집요!" 지난 한 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114' 안내전화에 가장 많이 문의한 곳이 바로 중화요리 전문점이다.

114 생활정보안내기업 '코이드'에 의하면 지난 1월부터 11월까지 중화요리집은 무려 1천92만6천939건의 전화를 받아, 국민 5명당 1명이 문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자장면의 힘'은 '소림사', 또는 '이소룡'의 절권도에 견줄만큼 그 위력이 대단하다. <배근영 기자>

배근영  inforcros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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