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삼 청국장, 냄새가 거의 없고 깔끔한 맛이 난다.

꼬리꼬리한 냄새의 참을 수 없는 유혹... 청국장 맛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먼저 이 냄새에 익숙해져야 한다. 회사와 가까웠던 서울의 유명한 청국장집 '사직분식'(종로구 체부동에 있다. 식객에 소개되기도 했다)의 냄새는 나에겐 구수했지만 동료들은 항상 외면했다. 가끔 점심시간에 청국장 먹으러 갑시다고 하면 별 호응이 없었다.

맛과는 별개로 냄새를 참는 것이 힘들다고 했다. 맛이란 혀로 느끼는 것과 더불어 눈과 코도 즐거워야 한다. 미각을 돋우는데는 특히 냄새가 중요한데 홍어나 청국장, 젓갈 등 삭힌 음식은 특유의 냄새 때문에 가까이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삭힌 음식에 꽂히면(?) 더 강한 냄새와 맛을 찾기 마련이다. 꽤 중독성있다.

진주시 본성동(진주성과 가깝다)에 있는 '지리산 청국장'은 청국장 냄새에 겁을 먹는 분들도 찾아갈만한 곳이다. 주인장 아저씨가 냄새에 꽤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식당문을 여는 순간 냄새가 없어 여기 청국장집 맞나 의심할 정도였으니.

냄새는 최대한 줄이고 맛은 살렸다. 청국장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분들도 '지리산 청국장'에선 걱정할 필요가 없다. 내가 먹었던 메뉴는 인삼이 들어간 '한방청국장'(6천5백원). 인삼맛과 향이 원래 청국장 맛을 해치지 않도록 적당한 배합량을 찾느라 힘들었다고 한다. 좀더 강한 맛을 원하는 분들은 토속 청국장이나 버섯 청국장을 주문하면 된다.

▲ 밑반찬도 먹을 만큼 깔끔하게 나온다.

콩이 으깨지지 않은 따끈한 청국장과 국물에 밥을 비벼먹는 맛이 구수하다. 밑반찬 인심도 푸짐하다. 구운 꽁치, 김치, 나물, 부추전, 잡채 등 13가지나 된다. 남기지 않을 만큼 깔끔하게 담겨나온다. 양이 푸짐한 것보다 모자란 듯 나오는 것이 먹기도 보기도 좋다. 모자라는 밑반찬은 더 달라고 하면 된다.

가지, 콩나물, 무우, 부추절임에 물김치 약간, 청국장 덤뿍 넣고 비벼 먹는 맛이 깔끔하다. 청국장의 '찐한' 냄새가 부족한 것이 유일한 흠이다. 청국장에 인삼 냄새가 나는 것이 독특한데, 비벼 먹으니 의외의 조합이다. 몸에 좋은 것이 들어가는구나 느낌이 바로 온달까.^^

10월 1일부터 진주에선 연이어 큰 행사들이 열린다. 유등축제, 전국체전이 10월 중순까지 이어진다. 벌써 진주시 전체가 들썩거린다. 진주를 찾는 분들이 많을 텐데 '지리산 청국장'에서 점심 요기를 하면 든든할테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했는데, 미리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구경길 나서시길.

★★★☆☆ : 맛있으나 청국장 냄새 부족한 것이 흠^^;
경남 진주시 본성동 4-8
055-744-4200

* 진한 냄새와 함께 즐기시려는 분은 진주 '계동 청국장'을 추천한다. 이곳은 조만간 소개할 생각이다. 청국장을 무서워하는(?) 가족끼리, 연인끼리 청국장을 맛보고 싶은 분은 깔끔한 '지리산 청국장'이 훨씬 나을 듯.
 

해목아빠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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