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철이 늦게 든 경우입니다.
어릴때부터 개구쟁이로 유명했지요. 5살터울의 누나가 이런 저를 많이도 챙겨주고 옆에서 보살펴주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은 몰라도 저희 누나 말은 들으려고 하고 크게 싸우는일 없이 누나가 25살, 제가 스무살 이렇게 되었는데요.

다 커서 무슨일이 생겨서 의절까지 할 위기가 생겼을까요?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철이 참 늦게 들었다고 했잖아요.

스무살 한창 연애하고 다닐때, 여자친구에게 완전히 빠져지낼땐데 여자친구가 커플링을 꼭 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마음에 드는것을 봐두었다구요.

여자친구도 돈없고, 저도 없고 어떻게 할까 고민을 좀 하였지요.
지금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리는데 저희 친누나 서랍에 있던 반지를 팔아서 커플링을 구입하자는 결심을 그때 하였습니다.

마침 그때 누나가 회사 워크숍간다고 3일간 집에 안왔을때거든요. 금은방에 물어보니 15만원을 주겠다고 하더라구요.

그때 커플링이 두개 합쳐서 14만원였기에 속으로 '옳다쿠나'했습니다.
그리고 달콤한 시간도 잠깐, 3일후에 집으로 돌아온 누나가 울면서 전화를했더라구요.

"야~ 반지... 반지 어디갔어? 반지 어쨌어~?"

"누나~ 하나뿐인 동생이 여자친구랑 커플링 한다고 팔았어~ 담에 정말 비싼걸로 사줄께~ 미안해~"

"야~ 그거... 그거 어디다 판거야~ 그거 2백만원짜리야 이 xx아~"

저... 그 순간 바로 얼음이 되어버렸습니다. 2백이라니... 2백이라니...

알고봤더니 제가 금은방에 팔았던 반지는 백금반지였고, 백금이라는 보석은 세공하는데 엄청난 기술이 필요해서 보석자체의 시세보다 세공이 들어가면 가격이 급격하게 올라간다고 하더군요.

명품하고는 전혀 안친한 누나가 그런 비싼 반지를 갖고 있을지 몰랐고, 보석에는 전혀 무지한 제가 사고를 치고 만것입니다. 금은방에 뒤늦게 가보았지만 이미 녹였다고 하더군요.

그후 누나는 3달간 저에게 말을 하지 않았습니다. 늘 따듯하게 대해주던 누나였는데, 늘 근검절약하던 누나여서 충격이 더 컸을거에요.

다행히도 3달이 지나고 체념?을 한 누나가 저를 용서해주어서 원래대로 돌아갔고 저는 그때 철이 좀 많이 든것 같습니다. 그뒤로는 사고도 안치고 얼마있다가 군대에 가서 새사람?이 되었지요.

시간이 벌써 꽤지났네요. 지금은 시집간 누나, 늘 걱정하고 안부묻는것이 제 일입니다. 지금이라도 잘하려고 노력하고 예전이야기하며 보내곤 합니다. 정말 누나의 눈물 쏙빼놓았던 일, 이 글 보시는 누나를 두신 모든 남동생들은 주의! 또 한번 주의 해주세요~^^

강민구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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