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 대봉힐링관 개관

함양군이 지난 1일 대봉산휴양밸리 안에 자리 잡은 ‘함양군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 대봉힐링관을 개관하자 시민단체들이 대봉힐링관 운영을 원칙대로 진행하라며 지적하고 나섰다.

함양참여연대는 4일 성명서를 내고 “70억 군민 혈세가 투입된 함양군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는 2013년에 경상남도가 산삼휴양밸리사업을 ‘모자이크 프로젝트사업’으로 확정하면서 본격화된 것이다. 예방관리센터는 2018년 이미 준공되었지만 시설물만 완성되고 운영 체계를 갖추기에 5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예방관리센터가 도대체 얼마나 전문적인 운영 체계를 갖추려 했기에 5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을까? 함양군은 2019년 12월에서 2020년 1월까지 대봉힐링관 민간위탁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수탁업체를 선정했으나 얼마 뒤 선정업체에게 부적격이라며 취소를 통보했다. 예방관리센터의 운영은 의료법인이 해야 함에도 함양군이 엉뚱하게 의료기관을 수탁업체로 선정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의료법인은 의료법 제41조에 의해 설립된 점에서는 의료기관과 같으나 법인이라는 점에서 그 비영리성이 구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의료기관은 의사가 자연인으로서 ‘개인 사업자’로 등록하여 경영하는 병·의원을 의미한다.

또 이렇게 의료법인과 의료기관의 명확하고 간단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함양군은 의료기관을 수탁업체로 선정했다가 부적격 취소 통보를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지난 2021년 6월 17일 함양군의회 제263회 산업건설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이하 행정사무감사)에서 질문이 이어졌다.

당시 휴양밸리과를 담당했던 소창호 과장은 “담당 계장들이 6개월에 한 번씩 바뀌기 때문에 이런 착오가 벌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함양군의 업무 미숙에 대해서는 전혀 사과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함양참여연대는 ‘2021년 함양군의회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 평가 보고서’에서 함양군의회에 좀 더 강력한 질타와 대책 강구 주문을 요구한 바 있다.

어쨌든 수탁업체를 선정하면서 의료법인인지 의료기관인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하게 함양군의 “업무상 과실”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과실 때문에 예방관리센터는 2018년에 준공했음에도, 2021년 9월 10일부터 1달 동안 진행된 ‘함양산삼항노화엑스포’ 기간에 문을 열지 못했다.

이에 소창호 과장은 “행정사무감사에서 수탁업체를 선정한 뒤 부적격 취소를 하는 바람에 차질이 생겨서, 엑스포 기간에 맞춰 예방관리센터를 개관하는 것이 힘들다”고 발언했다.

결국 “함양군의 업무상 과실 탓에 세계엑스포 기간에 예방관리센터를 홍보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친 것이다”라고 함양 행정의 업무상 과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함양참여연대에 따르면 “엑스포가 끝나고 거의 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예방관리센터가 개관했고, 센터 2층에는 기초 검진실이라는 공간과, 건강 기구(일명 심신치유기구)가 몇 개 놓인 건강 체험존, 테라피 탕이 있다. 그리고 3층에는 다목적강당 하나와 숙박시설로 꾸민 방 10개가 있다.

함양군은 의료법인에게 운영을 맡기려던 당초의 계획을 포기하고 직영으로 예방관리센터를 운영한다고 밝혔는데, 의료진이라고는 간호사 한 명이 전부다. 기초 검진실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의사는 없고 간호사 한 명만 근무한다는 뜻이다.

물론 이 예방관리센터를 오는 9월까지 시범적으로 운영한 후 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정식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긴 하지만, 대봉힐링관의 공식 명칭이 ‘함양군 환경성질환 예방관리센터’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간호사 한 명이 의료진의 전부라는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 센터를 만드는데 군민의 혈세 70억이 투입된 것을 감안한다면 이것은 전혀 납득이 되지 않는 것이다.

함양참여연대는 4월 1일 예방관리센터 업무를 맡고 있는 담당 계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사실관계 파악에 나섰다. 

담당 계장은 “센터의 운영을 직영으로 결정하게 된 것은 단지 위탁을 할 의료법인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하면 스스로 행정의 무능함을 여실히 드러내는 말을 전했다.

참여연대는 “센터가 완공되고 5년이 흘렀지만 의료법인을 찾지 못해 당초 계획을 변경해 직영으로 운영을 하게 된 것은 함양군 행정력의 부실과 자격 없음을 명확하게 드러내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이 경우만 봐도 함양군 행정력의 공백과 부재는 대단히 심각한 수준이다”라고 주장했다.

함양참여연대는 “함양군은 다양한 의료법인과 접촉하고 이들을 설득해서 원래의 계획대로 예방관리센터를 운영해야 한다. 만약 제대로 된 의료진을 확보하지 못한다면, 이 예방관리센터는 허울뿐인 껍데기에 불과할 것이다. 말 그대로 속 빈 강정이 될 것이 뻔하다. 이것은 함양군 전체에 대한 오명이 될 것은 자명하다. 함양참여연대는 우리가 낸 세금이 계획대로 올바르게 집행되는지 예방관리센터를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라고 했다.

함양군민 A씨는 “이 모든 것은 제대로 된 컨트롤 타워 생성이 부족하다는 의미 같다. 군민들은 누구도 아닌 군수를 믿고 지역을 위한 사업을 맡길 수밖에 없는데 이러한 부실 행정의 결과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가 내는 세금이 사적인 돈도 아닐 진데 5년 동안 70억 사업을 그냥 방치해 둔 것은 함양군수와 담당 고위 간부들의 능력 부족이라 판단한다. 제발 사익이 아닌 공익을 위한 일에 선한 마음을 다 해주었으면 좋겠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차상열 기자  hcs@kn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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