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의 여행정보포털 ‘대한민국 구석구석’에서 창동예술촌 인근 3대 분식집을 소개했다. 관광공사 포털에서 꼽은 3대 분식집은 본지 6667호에 소개한 ‘6·25 피난 월남 떡볶이’와 옛날 팥빙수로 유명한 ‘복희집’, 김밥이 맛있는 ‘창동분식’ 이다.

마산 부림시장 명물로 불리는 6·25피난월남떡볶이는 목욕탕 의자에 쪼그려 앉아 피란민처럼 먹었다고 해서 6·25떡볶이, 월남떡볶이라는 애칭이 붙여졌다. 화분 받침에 떡볶이를 담아내는데, 국물이 넉넉해 물떡볶이라고도 불린다고 한다.

이에 반해 ‘복희집’ 떡볶이는 걸쭉한 편이다. 2대에 걸쳐 47년째 창동을 지키고 있는 이 가게에서는 말 그대로 추억의 맛을 느낄 수 있다. 창동 상상길에서 ‘1760 250년 골목’으로 들어서면 몇 걸음 가지 않아 오른편으로 ‘복희집’을 찾을 수 있다.

복희집이 문을 열었던 1971년. 창동에 한창 사람이 넘쳐나던 시절이었다. 한때 여고생들로 발 디딜틈이 없어 ‘금남의 집’이라 불리기도 했단다. 옛 추억을 기억해서일까… 이곳에 가면 나이 지긋한 할머니 친구분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재료는 쫄깃한 떡과, 두툼한 네모오뎅, 약간의 파가 전부이다. 일반 분식집 떡볶이와 다른점이 있다면 바로 두꺼운 오뎅. 도톰한 오뎅이 씹는 식감을 자극하고, 걸쭉한 고추장 양념에 밥을 비벼도 좋을 것 같다. 분식집답게 김밥, 튀김, 오뎅, 우동, 잡채 등 메뉴도 다양하다.

떡볶이도 맛있지만 직접 쑨 팥으로 만든 팥빙수와 단팥죽이 일품이다. 아직 여름이 되지도 않았는데, 연이은 폭염 속에 시민들은 ‘팥빙수’때문에 복희집을 찾고 있다. 분식 먹으러 왔다 후식으로 빙수를 주문하는게 아니라, 빙수먹으러 왔다 “아~ 출출한데 분식메뉴도 시켜 볼까” 하는 식이다.

다양한 얼음과 화려한 고명이 올라간 전문점 팥빙수에 비해 분식집서 먹는 ‘옛날 팥빙수’맛은 어떨까? 복희집 팥빙수는 망고빙수, 눈꽃빙수, 과일빙수, 견과류 빙수와 다르게 ‘심플하다’. 그 흔한 젤리 고명 하나 올려져 있지 않은 전통팥빙수는 거친 얼음과 팥, 우유로 승부한다.  입자가 고운 눈꽃빙수에 익숙해진 입맛이라면 얼음이 너무 거칠다고 느껴질 수도 있지만 요즘 빙수와는 다른 사각사각 씹히는 얼음이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 준다. 어릴적 집에서 어머니가 만들어 주던 그 맛이다.

기교를 부리지 않은 한국의 옛날식 팥빙수는 “깔끔하면서 맛있다”. 무엇보다 달지 않은 팥으로 팥빙수를 끝까지 먹고 나도 담백하다고 해야 할까... 국산 팥으로 직접 끓여 만들어, “팥이 맛이 있다”. 깔끔한 팥빙수 한 그릇, 새록 새록 여고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고 싶은 날 꼭 한번 찾아 가보자.

[복희집 /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4길 21-1 / 055-242-1157 / 떡볶이 3,500 원, 팥빙수 4,500 원, 전 메뉴 포장가]

최경연 기자  wooul100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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