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보다 놀라운 인연, 우린 만나게 되어 있었다!

1977년, 불의의 사고로 엄마를 잃은 소년 ‘벤’은 우연히 엄마의 서랍장 속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아빠에 대한 단서가 담긴 책 [원더스트럭]과 한 서점의 주소를 발견하고 뉴욕으로 떠난다.
 
1927년, 엄격한 아버지의 통제를 받던 소녀 ‘로즈’는 어느 날, 자신이 선망하는 여배우의 공연 기사를 보고 무작정 집을 뛰쳐나와 홀로 뉴욕으로 향한다.

부푼 소망을 안고 뉴욕으로 향한 소년과 소녀, 이 둘은 50년을 뛰어넘어 자연사박물관에서 만나게 되는데… "세상은 정말 놀라움 투성이야!"

[출처: 네이버 영화 줄거리]

무성영화와 유성영화가 어우러진 영화가 개봉했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은 50년이라는 시간을 사이에 둔 소년과 소녀가 각각 아빠와 엄마를 찾아 무작정 뉴욕으로 떠나는 과정에서 과거 뉴욕의 아름다운 역사를 그려내고 있다.

토드 헤인즈는 가수 밥 딜런의 전기영화인 '아임 낫 데어(2007)', 동성 연인의 사랑을 다룬 '캐롤(2015)' 등의 작품을 연출한 감독으로, 이미 연출력을 익히 인정 받은 바 있다.

이번 영화에는 줄리안 무어와 미셸 윌리엄스 같은 연기파 배우와 최근에 개봉한 '더 콰이어트 플래이스'에서 열연을 선보인 청각장애 배우 밀리센트 시몬스가 토드 헤인즈 감독과 함께 호흡을 맞췄다.

영화 줄거리는 이렇다. 1927년 미국 미네소타주 건플린트 호수 옆 집에 사는 로즈(밀리센트 시몬스)는 엄격한 아버지의 통제 아래 살다가 엄마를 찾아 뉴욕으로 무작정 떠난다. 엄마 릴리언 메이휴(줄리안 무어)는 유명한 무성영화 스타였지만, 엄격한 아버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에 로즈는 실망하고 혼자 뉴욕을 방황하게 된다.

50년 후인 1977년, 같은 집에 사는 벤(오크스 페글리)은 안타까운 사고로 엄마 일레인(미셸 윌리엄스)을 잃게 되고,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아빠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사고로 청력을 잃게 된다. 그럼에도 굴하지 않고 아빠를 찾겠다는 일념 하에 뉴욕으로 떠난다.

두 주인공인 소년, 소녀 모두가 청각을 잃은 것으로 설정한 데는 이유가 있다. 로즈가 사는 1927년의 뉴욕은 아예 무성영화처럼 흑백화면에 대사는 없이 배경음악과 효과음만 나온다. 벤이 사는 1977년의 뉴욕이 나올 때는 컬러 가득한 화면에 귀가 들맂 않는 소년을 둘러싼 화려한 뉴욕의 소리가 담긴다.

두 주인공 모두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이지만 소리가 사라진 세상에서서도 진짜 소통을 해낸다. 두 아이 모두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어떠한 억압을 받고 있지만 이것에 굴하지 않고 주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나선다. 벤이 발견한 쪽지에 적힌 '우린 모두 시궁창 속에 사는 것 같지만, 우리 중 몇몇은 별을 바라본다'는 문구에서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드러난다.

영화광이라면 더욱 이 이 영화를 재밌게 즐길 수 있다.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968)'의 ost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의 음악이 영화 속 의미를 전달하는 데 적절하게 쓰인다. 아날로그적인 감성 가득한 무성영화 스타일에 진정한 소통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원더스트럭'을 추천한다.

김혜인 기자  hyein88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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