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사회 사건사고
국내 주요 환경기술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직원 구속
RTO(축열식 연소 산화 장치)시설 완공 사진

이직과 거액을 대가로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국내 환경기술인 RTO(축열식 연소 산화 장치)의 설계도면을 중국으로 빼돌리려던 한국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만약 이 기술이 통째로 넘어갔으면 5~10년 정도의 기술 격차로 앞서 있는 우리나라가 중국에 따라잡힐 수도 있었던 중대한 사안이었다. 

13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A(42)씨는 2016년 경남의 한 환경설비 관련 업체 B사에 입사했다.

앞서 다른 회사에서 쌓았던 근무 경력이 있었던 경력직이었다.

B사는 충남에 있는 C사와 업무협약을 맺고 환경설비 관련 기술 지원을 받아 영업 판매를 했다.

A씨는 이런 B사와 C사의 중간 역할을 맡아 일을 해왔다. 

그러던 중 중국의 한 업체가 A씨가 근무하고 있던 B사에 업무 합작 문의로 연락했다.

최근 중국에서도 대기환경 규제가 강화된 탓에 업체들이 공해 저감 기술이나 설비에 관심도가 부쩍 높아졌다. 

A씨가 이 중국 업체와 처음 연을 맺게 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A씨는 중국 업체와 짜고 업무가 아닌 범행을 모의했다.

A씨는 중국 업체에 우리나라 환경기술이 집약된 RTO 관련 도면을 팔아넘기려고 했다.

RTO는 축열식 연소 산화 장치로, 공장에서 배출되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포집‧소각 정화 후 물이나 이산화탄소로 바꿔주는 대기오염 방지 설비다. 국내 RTO 작동 방식은 디스크식과 밸브식으로 구분된다. 

A씨가 중국에 일부 유출한 기술은 밸브식으로, 사용 기간의 경과에 따른 처리 효율 저하가 거의 없다는 게 큰 장점이다. 

또 공기 분배실을 구성하는 밸브가 고장이 나도 시스템 전체를 멈출 필요 없이 손상된 부품만 교체가 가능해 유지 보수가 용이한 것도 또 다른 장점이다. 

특히 이 같은 기술은 우리나라가 중국보다 5년에서 최대 10년 정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A씨는 B사 근무 당시 이와 관련된 도면을 자신이 보관하고 관리했었다.

A씨는 회사 몰래 설계도면 등 기술비밀자료 30여 건을 USB에 복사해 담았다.

A씨는 중국 업체로부터 설비 프로젝트 1건당 2억원을 받기로 하고 지난 7월4일 RTO 설계도면 중 1건을 중국 업체 대표에게 이메일로 넘겼다. 

A씨가 그 대가로 받은 건 우리나라 돈으로 8천만원이었다. 

그리고 A씨는 일주일 뒤 B사를 그만두고 중국 업체로 이직을 준비했다.

하지만 A씨는 중국으로 출국하기 전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국내 선진 환경기술의 집약체가 중국 업체에 통째로 넘어가기 일보 직전이었다.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씨를 구속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회사 처우 등의 불만을 품고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A씨가 중국 업체에 먼저 넘긴 도면은 설비의 설계도면으로, 전기배선도면‧전자제어프로그램 등은 유출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시 말해 설비의 골격을 이루는 하드웨어 자료만 유출됐을 뿐,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소프트웨어 자료는 유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자료는 30여종에 5천여개 파일자료로 확인됐다.

경찰은 A씨의 작은 일탈 행위로 인해 국내 RTO 업체들이 중국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 등에서도 경쟁력을 잃어 국가적‧사회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뻔했다고 우려했다.

경찰은 국외로 유출될 뻔한 관련 기술 자료들을 모두 회수했다.

경남청 관계자는 “갑작스런 중요 기술 담당자의 퇴사 또는 주요 거래처와의 거래나 매출이 줄어들 경우 산업기술유출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며 “특히 해외기술유출범죄에 대해서는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할 중대 범죄로 보고 경찰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민성 기자  hcs@kndaily.co.kr

<저작권자 © 경남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민성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