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보이' 이대호가 롯데 자이언츠를 떠나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최대어'로 꼽히는 이대호는 우선협상기한 마지막 날인 19일 롯데 구단 측과 만나 협상을 벌였지만 서로 뜻이 맞지 않아 결국 재계약을 하는데 실패하고 말았다.

협상기간 동안 이대호와 총 세 차례 만난 롯데는 구체적인 액수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프로야구 역대 FA 선수들 중 최고금액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대호는 만족하지 않았고 해외 무대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사가 강했다.

롯데가 역대 FA 최고 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 원(보장 금액 80억 원, 플러스 옵션 20억 원)까지 제시했는데도 이대호가 이를 거부하고 해외로 진출한다는 소식에 이미 양측이 이대호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행에 합의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어차피 떠날 이대호에게 구단이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해 체면치레를 하려 했다는 것이다.

일단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다. 지난 시즌 박찬호와 이승엽이 활약했던 오릭스는 이대호와 롯데의 협상이 끝나기도 전에 공개적으로 이대호 영입 의사를 밝혀왔다.

올 시즌 아쉽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오릭스는 중심 타선이 대부분 왼손 타자여서 오른손 거포인 이대호에게 더욱 매력을 느끼고 있다.

더구나 자금력이 풍부한 오릭스는 이대호를 충분히 만족시켜줄 금액을 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만약 일본의 다른 구단들까지도 이대호 영입 경쟁에 뛰어든다면 몸값은 더욱 높아진다.

물론 이대호가 다음달 9일까지 새로운 팀을 찾지 못한다면 롯데와 다시 협상을 벌일 수 있어 내년에도 롯데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한 이대호는 곧바로 타자로 전향해 팀 중심 타선으로 성장했고 작년에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타격 7관왕을 차지하며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또한 2008 베이징올림픽과 2009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등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며 해외 구단들의 주목을 받았다.

비록 재계약에는 실패했지만 롯데로부터 프로야구 역대 FA 최고액을 제시받았을 정도로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로 자리매김한 이대호가 과연 해외 무대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황민성  hwang@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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