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는 삶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실업상태에 있는 분들의 마음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일자리를 얻는 것은 개인과 지역사회 그리고 국가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수년전 직장을 그만두게 된 뒤부터 얼마 되지 않는 재산으로 각종 생활비에 아이들 교육비까지 충당하다보니 매우 어려운 형편에 이르게 되었고 가족들 생계를 책임져야 할 가장으로 너무나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렵게 생활하고 있던 어느 날 “저소득층에 일자리 준다”라는 내용을 접하게 되었다.

부푼 마음으로 동주민센터에 가서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에 참가 신청을 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9월 6일부터 출근하라고 연락이 왔다.

내가 배치된 곳은 창원시 진해구에 있는 드림파크였다.

작업 첫날 드림파크 담당공무원 서삼교 주사는 ‘명품녹색길 조성’을 위해 여러분들의 땀과 정성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무엇보다도 지역을 사랑하는 마음과 안전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내가하는 구체적인 일은 7명이 한조를 이루어 전지작업, 칡넝쿨제거, 둘레길 및 등산로 정비, 생태 습지내 잡초을 제거, 등산로(나무계단) 설치하는 것 이었다. 이러한 작업과정으로 인해 하루 약 7-8Km 정도는 걷는 셈이었다. 평지가 아니라 산을 오르락 내리락하니 체력소모도 심하고 다소 노동 강도가 있는 작업이었다.

첫 주 동안은 몸 여기저기 쑤시지 않은 곳이 없었다.
이 일을 할 수 있겠나하는 생각도 들었으나 하루하루 이겨나가다보니 어느새 일도 손에 익고, 점점 일하는 게 편안해졌으며, 동료들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서로서로 협동 단결하니 훨씬 수월해졌다.

특히 땀 흘린후 정자에 모두 둘러앉아 먹는 점심은 그야말로 꿀맛이었다. 매일 소풍나온 기분이다. 천혜의 자연과 조화를 이룬 진해드림파크에서 일하게 된 것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이 절로 나왔다.

또한 고마운 분은 드림파크내 곳곳을 돌며 ‘명품 녹색길’을 조성 하다 마주치는 분이다. 등산하시는 분, 워킹하시는 분, 산악자전거 타시는 분 등등 ‘무더운 오후에 수고가 많다’는 격려의 말씀과 덕담도 해준다. 너무 고맙고 가슴이 뭉클해진다.

도시에서는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엘리베이트 안에서 인사 한 번 제대로 나누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에 오니까 생판 모르는 사람이라도 자연스럽게 인사도 하고 덕담도 나누는 것을 보면서 산의 힘이 참으로 신기하기도 하였다.

내가 일하는 이 곳이 사랑과 인정이 넘치는 일터라는 것을 분명히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고 명품 녹색길 조성 작업에 대한 큰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사실 이 지역에서 50년을 넘게 살았지만 드림파크가 어떤 곳 인지, 무엇하는 곳인지를 잘 몰랐다. 그러나 이번에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을 통해 구석구석을 훑어보면서 남들이 못 보는 것을 보았고,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목재문화체험관

하루에도 수백명의 초중고생들과 유치원생이 인근 부산, 창원, 마산, 진해에서 목재문화체험관을 찾아온다. 주말에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발 디딜틈이 없을 정도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목재문화체험관을 둘러싸고 있는 울창한 숲과 수리봉이 한 눈에 보이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동시에 아름다운 자연과 호흡을 하며 몸과 마음을 더욱 맑고 밝게 해주는 힘을 얻는 것 같다.

또 목재문화체험관은 한마디로 나무의 모든 것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최초 나무의 생성 과정에서부터 가꾸기(육성), 활용하기까지의 목재의 이용가치와 산림문화를 보고 체험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며, 편백나무를 이용하여 실내 산림욕을 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생태습지

생태습지는 옛날부터 수리봉 골짜기에서 흘러 내려온 물이 고여 천혜의 습지가 조성되었고 많은 사람들의 심신(마음과 몸)의 휴식처가 되고 있다. 물과 숲이 풍요로운 이곳. 생태습지를 찾는 사람들의 표정은 평온하고 여유롭다. 자연은 사람들에게 마음의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것 같다.

이 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것이 아이들의 웃음이다.

유치원생들이 습지 가운데로 나무로 만든 길을 따라 가면서 다양한 식물과 곤충들을 관찰하다가 청둥오리들이 나타나면 손뼉을 치면서 큰소리로 난리법석을 떤다. 그런 자녀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흐뭇한 미소에 행복이 넘치는 것 같다.

진해만 생태 숲

진해만 생태 숲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희귀식물 약 90종을 관찰할 수 있는 식물관이 있고 또한 총145종 약 7만본의 난대림 식물을 볼 수 있는 자연생태 체험 학습공간이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생태 숲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둘레길을 걸어면서 삼림욕을 즐기기 위해서다.

진해만 생태 숲의 둘레길은 해송 숲, 녹나무 숲을 비롯 31곳이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삼림욕을 즐긴다.

숲속엔 대도시보다 최고 200배나 맑은 공기와 피를 맑게 하는 음이온이 풍부하고 또한 나쁜 병균을 죽여 숲속의 공기를 더욱 깨끗하게 하는 피톤치드와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분을 상쾌하게 하며 혈압을 낮춰주는 물질로 가득차 있다.

위와 같이 나무가 주는 이런 커다란 선물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준다는 사실에 사뭇 놀라웠고, 또한 우리는 숲을 잘 가꾸고, 풀 한포기, 나무 한 그루라도 보호해 주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생태숲 정상에 올라서면 진해만의 환상적인 바다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면서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한 감을 준다.

광석골 쉼터

광석골 쉼터는 시원한 계곡물과 단풍나무숲, 중앙광장, 관찰데크, 잔디광장 등 다양한 종류의 휴식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찾는 사람들로 하여금 소중한 추억과 낭만을 간직할 수 있는 천혜의 자연휴식 공원이다.

쉼터내에 팔각정자, 파고라, 벤치, 야외 체력단련기구 등을 설치해 시민들의 휴식처로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주변의 잔디밭과 정자에서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음식을 먹거나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겨운 휴시공간이 돼 시민들의 휴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새 소리, 풀벌레 소리, 바람소리, 나무잎 스치는 소리, 계곡 물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그동안 찌들었던 몸과 마음이 씻으지며 정신적으로 정화되는 기분을 느낀다고 말한다.

광석골 쉼터내에 있는 파크골프장은 주로 어르신들이 많이 이용한다. 6-70대 노인들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골프장을 압도한다. 노인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활기차 보이는 이들은 그동안 여가 활동으로 갈고 닦아온 실력을 맘껏　뽐내며 노년기를 아름답고 보람 있게 보내면서 삶의 활력과 건강을 과시하고 있었다.

며칠 전, 드림파크내에 근무하는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멤버들 전원이 단합대회를 가졌다. 함께 저녁을 먹으면서 서로 살아온 이야기를 하다보니 십년지기처럼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비록 몇 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이지만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끝나서 어려운 가정형편에 도움도 되고 우리지역 경기도 좋아진다면 그것을 디딤돌로 다시 한 번 재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모두다 희망을 걸기도 했다.

이번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을 통해 삶의 희망과 보람을 느꼈고 무엇보다도 ‘창원’을 재발견하게 된 계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창원시민의 한 사람으로써 기쁘고 뿌듯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

정말 삶의 희망과 활력을 주는 “지역공동체 일자리사업”.

 

황건동  master@cwi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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